검찰 "구영배, 애초 자금 빼내려 티메프 인수"(종합)

기사등록 2024/10/07 12:03:36 최종수정 2024/10/07 13:14:16

류광진·류화현 대표도 정산불능 인식 정황

금감원에 미정산 금액 10분의1 축소 보고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애초 거래량을 늘려 발생한 자금을 큐텐 쪽으로 빼내기 위해 티메프를 인수한 정황을 검찰이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구 대표가 지난7월30일 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에 대한 현안질의에 출석한 모습. 2024.07.30.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애초 거래량을 늘려 발생한 자금을 큐텐 쪽으로 빼내기 위해 티메프를 인수한 정황을 검찰이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4일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구 대표가 나스닥 상장이라는 일확천금을 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과 위험을 모두 플랫폼 이용자에게 전가시켰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가 애초 거래량을 늘려 발생한 자금을 큐텐 쪽으로 빼내기 위해 영업손실 누적 등으로 수천억원대 자본잠식에 빠진 티메프를 무자본 인수했단 것이다.

검찰은 "구 대표 등이 큐텐의 존속과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시도하기 위해 티메프 주주나 채권자, 다수의 소비자, 소상공인 등의 이익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돌려막기식 운영으로 티메프를 빈사 상태로 운영하며 온갖 위법·탈법 수단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자금을 착취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대표 등 경영진이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불능 사태를 약 2년 전에 감지하고도 문제를 은폐한 정황도 확인됐다.

검찰은 구 대표가 티몬 인수 직후인 2022년 9월 다른 경영진에게 '티몬은 날아갈 수 있으니 큐텐으로 뽑아갈 것 뽑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파악했다. 미정산 사태 2년 전부터 큐텐 본사의 이익만을 위해 거래량 확대를 지시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또 류광진 대표는 2022년 12월 '길어야 6개월이 시한부인데 걱정이다. 이제 상품권도 거의 최대치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화현 대표도 올해 초부터 정산대금 지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큐텐 재무본부장에게 '정산대금 미지급은 시스템 장애, 집계 오류 때문이라고 하겠다'며 허위 해명을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구 대표 역시 이런 상황을 보고 받아 알고 있었음에도 7월 국회에 출석해 '7월 중순 무렵에야 정산 지연 사태를 티메프로부터 보고받았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티몬·위메프의 상품권 할인 판매를 계속하도록 지시하고, 계열사 자금을 대여금 등의 형식으로 큐텐그룹 쪽에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큐텐그룹과 티몬·위메프 경영진이 2022년 말 기준 5163억원에 달한 미정산 금액을 462억원으로 10분의 1 이상 축소해 금융감독원에 허위 보고한 혐의도 영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티몬과 위메프가 신규 투자 유치를 하겠다며 금감원에 제출한 경영개선 계획서 역시 상황 은폐를 위한 고의적 허위 보고라고 봤다.

구 대표 등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0일 오전 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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