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쓸 몸짓 하게 됐다… 가치관 지키는 결론은 단식”
오는 11일 시 의회 임시회 때까지 6일간 단식 예정
[세종=뉴시스]송승화 기자 = 1956년생으로 올해 68세인 최민호 세종시장이 6일 세종시청 서쪽 광장에서 오후 3시부터 ‘단식’에 들어갔다.
최 시장의 ‘단식’ 시위는 지난달 세종시의회가 전액 삭감한 '국제 정원도시박람회' 예산을 살리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 4일 오전 시의회에서 열린 의정간담회에서 호소문을 배포, 낭독하고 11일 예정인 임시회에 관련 예산 처리를 의원들에게 호소했다.
의정간담회 직후 최 시장은 호소문을 언론에 공개하며 "그날까지 십자가를 지는 마음으로 6일부터 단식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최 시장은 단식에 들어가기 전 세종시청 서쪽 광장에 마련된 단식 시위 현장에서 “생각만 해도, 저하고 거리가 먼 별종의 정치 세계 인간들이 싸우며 하는 몹쓸 몸짓을 제가 하게 됐다”고 밝혔다.
“저는 그만 그렇게 정치의 나락에 빠져 버리게 된 것일까?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뒤척이며 결론을 냈다”며 “옳은 것을 지키며, 나라에 도움 되는 일과 비겁하지 않고 가치관을 지키는 최종 결론은 단식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은 변하지 않은 것임을 강조하며 “세종시장 최민호는 ‘품격 있는 서민’으로 살며, 철학자처럼 사색하고 공직자의 초심을 잃지 않고 살 것이다”며 “정의, 정직, 정확을 위한 품격 있고 비겁하지 않은 단식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지방자치단체 시장이나 군수가 예산안 관련 '단식'을 선언한 것은 이례적이며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최 시장의 '단식' 선언에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난처한 기색을 보이면서도 대의 기관인 의회를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한 시의원은 "의회 산건위와 예결위에서 의원들이 토의, 토론하고 예산 삭감 이유를 충분히 설명했다"며 "평소 시의회와 소통하겠다는 최민호 시장의 소통은 이런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번에 삭감된 예산안은 국제 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원회 구성에 필요한 14억5000만원이다. 이 예산은 지난달 10일 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1차례 삭감된 뒤 3일만인 같은 달 13일 최 시장이 임시회 소집을 요구했다.
당시 예산안이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채 임시회에 올라오면서 민주당 측 시의원들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때 임시회 예결특위가 열렸고 위원 10명이 5대 5로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심사가 지연, 날짜를 넘기면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자동 산회했다. 의결되지 못한 예산안은 현재 세종시의회 예결특위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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