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4개월만에 또 펼쳐진 곡성장터 선거운동…지역민들 피로감

기사등록 2024/10/06 09:31:00 최종수정 2024/10/06 10:04:16

후보 선거운동원들 좌판가리고 유세차량 도로 막아

"당대표·국회의원 평소에도 자주 찾아 민심 살피길"

[곡성=뉴시스] 류형근 기자 = 10·16곡성군수 재선거가 11일 앞으로 다가온 5일 오전 전남 곡성군 석곡면 석곡장터에서 더불어민주당 조상래 후보, 조국혁신당 박웅두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10.05. hgryu77@newsis.com
[곡성=뉴시스]  류형근 기자 = 10·16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 운동 첫 주말을 맞아 전통시장에서 후보들의 민심잡기가 치열한 가운데 유권자들은 총선 이후 4개월만에 또 펼쳐진 선거전에 피로감을 호소했다.

유권자들은 "후보와 공약은 사라지고 정당과 유명 국회의원만 보인다"며 소멸하고 있는 곡성을 살릴 군수가 선출길 희망했다.

곡성군수 재선거를 11일 앞둔 지난 5일 오전 곡성군 석곡면 석곡5일장터는 파란색(더불어민주당 조상래)·붉은색(국민의힘 최봉의)·남색(조국혁신당 박웅두·무소속 이성로) 등 후보를 상징하는 색깔의 옷을 입은 선거운동원들로 가득했다.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은 장터민심을 잡기 위해 눈 높이 악수, 사진 찍기, 물건 구입 등을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국민의힘, 혁신당, 무소속 후보의 운동원들은 수십명이 조를 이뤄 각 후보의 기호와 피켓 등을 들고 시장 곳곳을 누비며 오가는 유권자와 상인들을 만났다.

장터가 선거운동원들로 가득차고 시장으로 진입하는 입구에는 유세차량이 세워져 쉴새없이 방송 목소리가 울리자 상인들은 선거가 빨리 끝났으면 하는 속내를 드러냈다.

일부 상인은 물건을 정리하기 위해 쉴새 없이 움직이던 손을 멈추지 않은 채 운동원들의 대화 요구에 억지스레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세차량 앞에 도열한 운동원들의 발에 좌판이 차이고 판매할 상품을 가리자 "비켜 달라"며 항의하는 상인도 눈에 보였다.

또 시장으로 진입하는 왕복 2차로 일부를 유세차량과 선거운동원들이 가로막아 차량 진입이 어려워져 경적을 울리며 분노를 표출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특히 민주당과 혁신당은 국회의원과 당대표까지 장터에 등장해 선거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은 "군수를 뽑는 선거인지 당대표,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혀를 차기도 했다.

한 유권자는 "4개월전 국회의원 선거를 할 때도 운동원들이 시장 곳곳을 다니며 지지를 호소했고 당선 후에는 한번도 보지 못했다"며 "시장에 상인들과 물건을 구입하려는 지역민들이 많아야 하는데 선거운동들이 더 많다"고 씁쓸해 했다.

시장 인근의 카페 주인은 "전 군수의 낙마로 인해 이번에 재선거가 치러지는데 민주당은 이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고 방송으로 뽑아달라고만 호소하고 있다"며 "진정으로 지역을 위한다면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쓴소리 했다.

30대 유권자는 "곡성에서 장사를 하고 있어 시장에서 물건을 자주 구입하는데 공약집 한번 받아본적 없다"며 "후보는 안보이고 당대표와 국회의원들만 보여 군수를 뽑는 것인지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생선판매 상인은 "지난 선거에서도 후보에게 생선을 팔았는데 2년만에 또 판매한다"며 "어떤 후보가 군수가 될지 모르겠지만 제발 공정한 선거를 통해 당선돼 소멸되고 있는 곡성을 살려주었으면 한다"고 민심을 전했다.

곡성군수 재선거는 전임 이상철 전 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진다. 선거운동은 지난 3일 시작돼 15일까지이며 사전투표는 11∼12일, 본투표는 16일 오전 6시∼오후 8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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