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중동 묶여 중·러 대응능력 약화"
브라운 합참의장 여러 차례 문제 제기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습을 늘리고 지상 침공하는 등 전쟁을 확대하면서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이 미군 중동 파병이 확전을 억제하는지, 오히려 부추기는지를 두고 논의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예멘, 이란, 레바논을 공격한 지난 12개월 동안 항공모함과 유도미사일 구축함, 수륙양용함, 전투기 편대들을 중동에 파견했다. 국방부는 이번 주에도 “수천 명”의 병력을 추가 파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미국이 파병을 늘리면 “확전 위험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의 여러 당국자들이 미국 함대가 이란의 공격을 막아줄 것임을 알기에 이스라엘이 갈수록 헤즈볼라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당국자들은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이 국방부 및 백악관 회의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했다. 브라운 합참의장은 또 미군의 중동 증파가 중국과 러시아와 분쟁에 미군이 신속히 대응하는 능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운 합참의장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 당국자들은 분쟁 확산 억제와 이스라엘의 모험주의 견제 사이에서 균형을 취하려 애써왔다.
그러나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이스라엘 생존을 위협하는 세력에 대한 행동에 나서기 전 미국에 알리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이스라엘을 다루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으로 당국자들이 전한다.
또 오스틴 장관이 중동 파견 미군이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이스라엘이 주지 않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고 전한다.
지난 1일 이란이 미사일로 보복 공격에 나섰을 당시 미 해군 구축함 벌클리호와 콜호가 수십 발의 미사일을 발사해 몇 기의 이란 미사일을 요격했다. 당시 발사한 미사일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보다 많은 수였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스라엘의 방공망에 의해 요격됐다.
국방부 당국자들은 무엇보다 중국의 대만 공격 등 분쟁에 대비하는 태평양 자원이 고갈되는 것을 우려한다.
10년 전부터 역대 미 정부가 중동 주둔 미군을 줄이려 노력해왔으나 중동에 여전히 막대한 군사력이 묶여 있다.
미군은 지중해 동부에 수륙양룡공격함 1척, 유도미사일 구축함 3척을 배치하고 있으며 해리 트루먼 항공모함 전단이 지난달 유럽에서 예정된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출발했다. 중동 분쟁이 악화하면 이 항공모함도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미군은 홍해에도 여러 척의 유도미사일 구축함을 배치하고 있으며 오만 만에서는 아브라함 링컨 항공모함 전단이 지난 8월부터 이란을 견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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