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DS 실적 부진 불가피
파운드리도 수천억 적자 우려
HBM 등 AI칩, 실적 방어 여부가 관건
PC와 스마트폰 등 IT 시장 수요 회복이 더딘 데다 범용 메모리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메모리 매출 비중이 큰 삼성전자 실적에도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여기에 지금까지 부진을 이어온 파운드리 사업도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단 견조한 수요를 앞세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가 실적 방어에 어떤 역할을 하느냐는 주목거리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매출 전망치는 기존 82조9520억원에서 80조347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기존 13조1480억원에서 10조1580억원으로 각각 3.1%, 22.7%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10조4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2.2% 오른 어닝서프라이즈를 보였지만 이 기세가 3분기에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DS)부문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3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6조4500억원)보다 22.5% 감소한 5조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PC 및 스마트폰 시장 침체에 따른 DDR4 등 범용 메모리 수요 둔화가 실적 개선 부진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메모리 가격도 떨어지며 아직 범용 메모리 매출 의존도가 큰 삼성전자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1.7달러로 전월 대비 17.07% 급감했다. 지난 4월 가격이 상승한 이후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최근 들어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증권가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이 올 3분기에 4000억~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업손실이 1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TSMC와 달리 빅테크 주문 확보 측면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낮은 수율(양품 비율)이 이 같은 부진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수요 하회, 범용 메모리 둔화 등으로 DS부문의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AI 시장 수혜를 받고 있는 HBM 및 기업용 SSD 등 AI 반도체가 전체 실적 개선에 얼마나 힘을 보태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현재 삼성전자는 4세대 제품 'HBM3'를 엔비디아에, 5세대 제품 'HBM3E'를 국내 AI 업체 리벨리온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 3분기 삼성전자의 HBM 매출 성적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HBM3E 물량이 예상 대비 부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범용 메모리와 파운드리 부진이 겹친 가운데, 4분기 엔비디아의 HBM3E 퀄테스트(품질 검증) 통과 여부가 향후 매출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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