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베인캐피탈 총 18% 자사주 공개매수
최윤범 회장 "영풍도 공개매수 응할 수 있어"
"영풍 지분 넘기면 석포제련소 정상화 재원 마련"
"MBK파트너스 공개매수 가격 올리면 대응할 것"
"석포제련소 정상화 도울 수 있다" 화해 목소리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최대 약 3조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매수 계획을 공개하며 "영풍도 응모하라"고 주문했다. 영풍 측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을 자사주로 넘기라는 것이다.
최 회장은 "영풍은 현재 대표이사 등 사내이사 전원이 구속된 비정상 상황"이라며 "자신들이 가진 가장 우량한 자산인 고려아연 지분(25.4%)을 MBK파트너스에 헐값으로 넘기는 대신 (고려아연에 넘겨)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재원으로 사용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고려아연은 총 320만9009주(15.5%), 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매수 계획을 공시했다.
여기에 미국계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도 약 4300억원을 투자해 51만7582주(2.5%)를 사들일 예정이다. 이를 감안하면 고려아연의 이번 공개매수 규모는 총 18%에 이른다.
고려아연의 이번 공개매수 기간은 오는 4일부터 23일까지로, 이를 통해 자사주는 모두 소각할 예정이다. 공개매수 자원은 우선 자체 자금을 활용하고, 추가로 1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회사채는 메리츠증권이 7% 금리로 인수한다.
이날 최윤범 회장과 함께 자리한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로 재무 부담이 일시적으로 일부 증가할 수 있으나, 재무 건전성은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려아연은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영풍과 MBK파트너스 연합이 제안한 가격(75만원)보다 11%가량 높은 주당 83만원을 제시했다. 만약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가격을 높이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커졌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13일부터 고려아연 지분 6.98~14.61% 취득을 목표로 주당 75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이번 공개매수는 가격을 바꾸지 않는 한, 오는 4일 마감되며 최소 응모주식 수에 미달하면 단 한주도 사지 않게 된다.
최 회장은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모든 주장을 이미 법원에 앞에서 펼쳤지만, 법원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번 판결이 저희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불법이라는 주장을 불식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영풍 측에서 고려아연 주가가 앞으로 100만~120만원까지 오를 수 있는 내재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저도 동의한다"며 "앞으로 2~3년 안에 고려아연의 진정한 가치를 실현할 것이고, 그렇다면 주당 80만원 이상으로 공개매수하는 것도 배임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풍 측은 이날 법원의 가처분 기각은 영풍과 고려아연이 특별관계자가 아니라는 것이지,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정은 아니라며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를 강제로 중지시켜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다시 제출했다.
최 회장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공개매수 가격을 높이거나, 특정 혐의에 대한 고발을 이어가면 "저희도 계속 대응하겠다"면서도 영풍 측과의 화해 가능성도 열어 놨다.
최 회장은 "만약 영풍이 원한다면 석포제련소 현안 해결에 기꺼이 도움을 주고, 협력도 할 것"이라며 "영풍 장형진 고문과도 그동안의 오해를 해소하고, 두 회사(영풍과 고려아연)가 직면한 제반 현안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허심탄회하게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영풍이 고려아연 25% 가지고 있지만, 나머지 75% 주주 이익을 해하면서까지 영풍을 도울 수는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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