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해외 주식 순매수 1위 기록
국내 운용사도 배당라인업 강화
미국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반도체 산업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며 안정적 현금 흐름을 제공하는 배당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미국 고배당 주식에 투자하는 ETF인 '슈드'(SCHD, Schwab US Dividend Equity ETF)가 9월 국내 투자자 해외 주식 순매수 금액 1위를 기록했다. 월간 순매수 규모는 7730만 달러(약 1019억원)였다.
슈드는 다우존스 미국 배당 100지수를 벤치마크로 하는 배당주 스타일의 ETF다. 지난 달 말 기준 금융 18%, 헬스케어 16%, 필수소비재 14%로, 전형적 배당업종의 비중이 높다. 연 평균 3~4% 수준의 높은 분배율과 시장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종목 구성이 강점이다.
슈드는 단순 배당 상위 기업이 아니라 배당의 연속성 (10년 연속배당), 성장률(5년 배당성장률), 수익률(연배당 수익률)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기업의 재무안정성까지 반영해 종목을 선정한다. 연 4회 (3, 6, 9, 12월) 분배금을 지급하며 최근 1년 기준 분배금 수익률은 약 3.5% 수준이다.
고금리 시기 3~4%의 분배금 수익률은 예금 금리와 유사해 매력도가 감소하지만, 금리 인하 시기에는 낮아지는 예금 금리와 채권 수익률 대비 분배금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어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
슈드의 인기가 높아지며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배당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 24일 새로운 미국배당다우존스 시리즈인 'SOL 미국배당 미국채 혼합 50' ETF를 상장했다. 미국배당 다우존스와 미국채 10년을 5:5 비중으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초기 설정 물량이 이틀 만에 완판됐다.
슈드와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간 TIGER 미국 배당 다우존스 ETF를 820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전체 ETF 중 개인 순매수 4위다. KODEX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도 256억원의 개인 순매수로, 13위를 나타냈다.
금융투자업계는 SCHD를 관심 종목에 올려둔 투자자라면 오는 10일 예정된 액면분할 이벤트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CHD는 오는 10일 현지 장 마감 이후 3대 1 비율로 액면분할된다. 기존 액면가격을 3:1 비율로 낮추고 유통 주식수를 늘릴 예정이다. 오는 9일 기준 SCHD 보유 주주에게 액면 분할 권리가 적용되며, 11일부터 액면 분할된 가격으로 거래가 시작된다.
KB증권 박유안 연구원은 "ETF 액면 분할의 주된 목적은 투자자들의 가격 부담을 완화시켜 거래 접근성을 높이고, 수급 유입을 유도해 유동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올해 액면분할을 단행한 미국 상장 ETF들을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액면분할 발생 직전 5영업일~액면분할 발생 직후 5영업일까지의 자금 유입 규모가 가장 컸고, 이후에는 오히려 자금 유출세가 나타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익률 측면에서도 단기 모멘텀 효과에 의해 액면분할 발생 전까지는 해당 ETF들의 추세적 가격 상승세가 나타났으나, 액면분할 발생 후에는 오히려 지지부진한 가격 흐름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단기 투자자라면 액면분할 전인 지금을 매수 시점으로 잡아 액면 분할 예정일에 매도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다만 SCHD의 '배당주 ETF'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연준의 긴축 종료가 단행된 현 시점에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보다 유효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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