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북한 군인들이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최근 흉기를 들고 주변 민가를 약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북한 양강도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혜산시에서 주민 세대들을 대상으로 한 군인들의 도둑 행위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군인들은 민가를 돌며 쌀 한 톨도 남겨 놓지 않고 식량과 살림살이들을 훔쳐 가고 있다.
지난 20일 혜산시 강안동의 한 마을에서는 하룻밤 사이에 무려 10세대나 도둑을 맞았다. 도둑들은 밥솥, 신발, 옷 등과 함께 다음 날 끼니를 위해 준비해 놓은 쌀까지 훔쳐 달아났다.
주민들이 목격한 도둑들은 모두 모두 군복을 입고 있었고, 흉기까지 들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인들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아침에 눈을 뜨는 게 싫을 정도로 삶이 고달픈데 도둑까지 기승을 부리니 주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며 "도둑을 발견하더라도 흉기를 들고 위협하니 말 한마디 못 하고 뜬 눈으로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군인들이 가축을 훔쳐 가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며 "가축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생계 수단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에서는 고난의 행군이라고 불린 과거 대기근 기간에는 군인들이 민가에 침입해 식량을 훔쳐 가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후 잦아들었던 군인들의 민가 약탈이 최근 다시 급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얼마나 배가 고프면 도둑질까지 하겠냐"며 군인들을 측은하게 생각하는 일부 주민들도 있다고 한다.
북한의 군 복무 기간은 평균 10년 미만으로 남한의 18개월의 의무 복무 기간에 비해 6배 이상 길다. 또 남한의 군인들은 월급을 받지만, 북한 군인들은 군 생활을 하면서 오히려 상관에게 뇌물을 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여기에 식량 부족으로 굶주리는 일이 일상이 되다 보니 굶주림을 참지 못한 군인들이 탈영하거나 도둑질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군 복무를 하는 동안만이라도 그들이 배고픔을 느끼지 않게 식사라도 잘 제공해 주면 군인들도 도둑질할 이유가 없을 텐데 그마저도 못하는 나라라는 게 답답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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