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 추가 파견 및 F-22 전투기 등 보내 ‘이란 지원 민병대’ 대비
이번 주 트루먼 항모 타격단 도착, 링컨 항모 타격단은 배치 연장
이란 4월 같은 드론과 미사일 소나기 공격할지 주목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확전으로 인한 이란의 개입 가능성에 본격 대비하고 나섰다. 병력을 추가로 보내고 전투기를 파견하는가 하면 미 본토에 추가 파병 준비 명령도 내렸다.
주중에는 해리 S. 트루먼 항공모함 타격단이 도착하면 홍해 근처와 지중해에 항공모함이 배치된다.
이는 이스라엘이 지난달 27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살해한 이후 이란의 민병대 및 무장 단체로부터의 보복 조치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WP)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1일 중동에 수천 명의 추가 미군 병력과 전투기를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리 단체들(하마스 헤즈볼라 등)간의 갈등이 중동 지역 전체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대변인은 “방공 부대도 포함된 병력 투입은 이미 중동에서 고도 경계 상태에 있는 수만 명의 미국 인력에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의 미군 병력 규모는 4만 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특히 이스라엘이 나스랄라를 제거한 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 로이드 오스틴이 명령했으며 이스라엘의 레바논에 대한 제한적인 지상 침공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왔다.
싱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병력과 함께 F-16, F-15E, F-22 전투기와 A-10 공격기를 비행하는 비행대 등이 파견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군 전투기의 증강 배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이란이 4월 이스라엘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했을 때 F-15E와 F-16 전투기가 이란의 드론을 격추하는 데 주요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또한 미국에 있는 불특정 수의 다른 부대에도 배치 준비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싱 대변인은 미군의 중동 추가 배치는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에 맞서는 헤즈볼라와 함께 모든 무슬림이 일어서야 한다”고 촉구한 말과 직접 연결했다고 WP는 전했다.
하메네이는 소셜 미디어에 “‘저항 전선’이 낡고 퇴보하는 시오니스트 정권에 가하는 타격은 훨씬 더 파괴적일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가 언급한 ‘저항 전선’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가자의 하마스, 예멘의 후티, 이라크와 시리아의 여러 민병대 등 이란이 중동에서 지원하는 무장 대리 세력 네트워크로 ‘저항의 축’으로도 부른다.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단체는 지난해 이라크, 시리아, 요르단에 주둔한 미군을 상대로 170건 이상의 공격을 가했지만 나스랄라가 살해된 이후로는 공격이 보고되지 않았다고 국방부 관계자들은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달 29일에는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타격단과 와스프 상륙 준비단에 배정된 군함 등의 배치를 연장했다.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타격단은 아라비아해에 있으며 구축함 몇 척이 함께 있다. 와스프 상륙 준비단은 여름부터 지중해 동부에 배치됐다.
약 2200명의 해병대와 선원으로 구성된 와스프 해병 상륙전 준비단 함선에 탑승한 제24해병 원정대는 대피 작전 훈련을 받아 유사시 레바논의 미국인들을 대피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이란의 대응에 대해서는 4월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것과 같은 대규모 미사일과 드론 폭격 에서부터 이란 대리인들이 중동의 미군 기지와 인력을 상대로 다시 공격을 가하는 것까지 다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란의 신임 대통령인 마수드 페제시키안은 지난달 24일 뉴욕 유엔 총회 연설에서 이란이 “변화하는 세계 질서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며 온건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 공습으로 살해된뒤인 지난달 29일에는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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