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식이장애 환자 중 10대 환자 비중이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청소년에 대한 마약류 식욕억제제가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를 공개하고, 청소년에 대한 마약류 식욕억제제 처방이 과도하다고 30일 밝혔다.

건보공단 자료를 보면, 최근 4년간 식이장애 환자는 7647명에서 9634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10대 환자 비중은 ▲2020년 8.3% ▲2021년 9.4% ▲2022년 11.5%, ▲2023년 11.7%로, 매년 증가했다. 환자 수 역시 2020년 635명에서 2023년 1124명으로 1.8배 증가했다. 10대 식이장애 환자 10명 중 8명은 여성이었다.

같은 기간 만 18세 미만 청소년에게는 연평균 1만58건의 마약류 식욕억제제 처방이 이뤄졌다. 다만 처방 건수는 매년 감소했다.

박 의원은 “식약처의 의료용 마약류 식욕억제제 안전사용기준에 따르면, 어린이와 만18세 미만 청소년에게는 의료용 마약류를 사용하지 않아야 하는데, 연평균 3608명의 10대 청소년에게 29만3339개의 식욕억제제가 처방됐다”며 “1인당 81.3개 꼴”이라고 말했다.

최근 4년간 약물 오남용·중독 진료를 받은 환자 중 10대 환자의 수도 ▲2020년 1146명 ▲2021년 1619명 ▲2021년 1746명, ▲2023년 1839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중 80.6%가 여성이다.

박 의원은 “10대 사이에서 이른바 ‘프로아나’(거식증 찬성), ‘뼈말라’(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몸)와 같은 단어가 은어로 통하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극단적인 다이어트와 약물 오남용은 청소년의 건강에 큰 위협이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의료기관에서 무분별한 식욕억제제 처방이 이뤄지지 않도록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는 동시에 청소년들이 몸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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