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에 괴사·낙과 등 '햇빛 데임' 피해 40% 육박
재해보험은 단감 기준이라 "보상은 그림의 떡"
군 "재난지원금 건의, 보험 보상기준 개정 요구"
[영암=뉴시스] 박상수 기자 =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 등 이상기후로 전남 영암의 대표 특산물 대봉감의 '햇빛 데임(햇빛으로 인한 화상)' 피해로 농가가 울상이다.
더욱이 현실에 맞지 않는 잘못된 농작물재해보험 보상기준으로 피해 농가가 보상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이면서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30일 영암군에 따르면 지난 8~9월 사이 33~35도의 고온이 40일 이상 지속되고, 잦은 강우에도 불구하고 강수량은 121㎜로 최근 3년 평균 29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과실이 33도 이상의 고온에 과다하게 노출되면 나타나는 '햇빛 데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햇빛 데임'은 과실이 검게 그을리거나 변질되는 등 과실 세포가 괴사하는 현상으로 낙과 등의 피해로 이어진다.
현재 영암군 대봉감 전체 재배면적 809㏊ 중 40%에 가까운 300㏊가 넘는 면적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여기에다 사상 초유의 폭염에 따른 피해에도 불구하고 불합리한 보상기준으로 보험마저 적용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행 농작물재해보험의 보상기준은 단감에 맞춰져 있다. 단감은 폭염 등의 피해에도 변색은 되지만 곧바로 낙과로 이어지진 않는 특성이 있다.
반면 대봉감은 폭염 피해를 입으면 변색과 함께 일주일 내에 낙과되고, 3일 안에 썩어버려 피해 입증이 어렵다는게 농민들의 하소연이다.
한 농민은 "대봉감과 단감은 생리적 특성이 전혀 다른데도 보험보상은 단감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피해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속적으로 개정을 요구하고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영암군은 대봉감 농가의 피해 신고·접수를 받아 재난지원금을 건의할 계획이다.
또 불합리한 농작물재해보험 규정 개선과 관수·관정시설 보조금 비율 확대 등 정책 개선 사항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영암군 관계자는 "조사가 끝나면 피해는 450㏊ 이상으로 현재의 규모를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재난지원금에는 낙과가 포함되지만 재해보험 대상이 되지 않는 잘못된 제도에 대해서는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서삼석 의원과 우승희 영암군수, 박종대 영암군의회 의장 등은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농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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