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에 3년 간 30억 지원…특화거리 조성
매년 두차례 상권 축제 개최…플리마켓·푸드존
사업 시행 후 매출 24% 증가, 유동인구도 5%↑
서울 선유도역 2번 출구 인근에서 6년째 '김밥처럼' 식당을 운영하는 시승훈(28)씨는 "서울시의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사업으로 인해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의 '선유로운' 상권의 매력을 널리 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저와 달리 50대 이상인 사장님들은 SNS 등을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을 어려워하는데 컨설팅, 상권 축제 개최로 가게를 알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면서 "100만 폐업 시대에서 이런 지원은 상인들에게 절실하다. 단순히 매출을 떠나 상권이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발전 가능성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실은 서울시가 영등포구 양평동에 위치한 골목상권 '선유로운' 살리기에 대한 지원이 반영된 결과다.
'선유로운'은 서울시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사업 선정지 중 하나인 양평2동 선유도역 일대 상권의 브랜드다. 선유도공원 등 수변환경의 특성과 ‘선(善), 여유로운’의 의미를 담고 있다.
선조들이 신선놀음하던 곳으로 알려진 '선유(仙遊)도'의 명칭에 걸맞게 선유로운 상권에서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상권은 3개의 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첫번째 구역은 선유도역 2번, 3번 출구에서 선유도공원쪽으로 이어지는 '선유도역 걷고 싶은 거리'(양평로22길)이다. 인도가 넓은데다 울창한 가로수가 식재돼 있고,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카페들을 마주할 수 있다.
두번째 구역은 선유도역 3번, 4번 출구 일대의 넓은 골목상권이다. 섬유공장, 식료품·음료 공장들이 밀집한 지역이었지만 도시가 재생되면서 각기 다른 재능을 가진 예술가들이 하나둘씩 모여 다양한 주제의 공방을 꾸렸다. 가죽, 비누, 그릇 등 관심 있는 분야의 원데이클래스 프로그램을 경험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선유도역 5번, 6번 출구 일대의 골목상권이다.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음식문화거리로, 인근 지장인들과 주민들이 회식 또는 식사 장소로 즐겨 찾는 곳이다.
게다가 온라인 쇼핑 성장으로 골목 상권 침체는 더욱 가속화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022년부터 잠재력을 갖춘 골목상권을 기반 조성부터 활성화까지 지원하는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사업에 나섰다.
골목상권에 시설·인프라개선 등 '하드웨어'와 콘텐츠·커뮤니티 등 '소프트웨어', 상권을 변화시킬 창조적 소상공인 양성 등 '휴먼웨어'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했다.
'선유로운'은 중구 장충단길, 마포구 하늘길, 구로구 오류버들, 서초구 양재천길과 함께 2022년 1기 상점가로 선정돼 3년 간 총 30억원 지원을 받고 있다.
맞춤형 교육으로 상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상권 축제 등 외부고객 유입을 위한 홍보 등을 통한 매출 증대 등 '머물고 싶은 상권'으로 육성하는 것이 사업 목적이다.
시는 시민들이 친근하고 편하게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스트링조명 설치 등 특화거리를 조성했다. 세스코 위생 방역 지원과 중·일·영어로 된 디지털 다국어 메뉴판도 제작했다.
또 주요 경로에 포토존을 설치해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하도록 하고, SNS을 통한 홍보 효과를 높였다. 골목에는 대형·소형 펫파킹을 설치 반려동물 동반 고객의 상점 이용률을 높이고자 했다.
경쟁력 있는 핵심점포를 앵커스토어로 선정해 맞춤 지원도 하고 있다. 또 재방문 및 소비 촉진을 위해 상품권 '선유페이'를 발급해 상권 축제, 원데이 클래스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상권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 외부고객을 상권으로 유입시키고자 매년 봄, 가을 두 차례 '선유로운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6~7일 '선유로운 축제 가을의 놀'을 열어 7700여명 방문해 인기를 끌었다. 상인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도록 유도해 플리마켓, 푸드존 등 신규 콘텐츠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지역 어린이·청소년이 판매자로 참여하는 플리마켓과 액세서리 만들기 등 다양한 공방 수업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시의 이 같은 지원으로 매출 역시 눈에 띄게 늘었다. 시업 시행 이전인 2021년 대비 지난해 월 평균 매출이 24.3% 증가했다. 또 지난해 유동인구 모니터링 결과 433만명으로 2021년도 대비 5% 늘었다.
시는 1기 사업성과를 토대로 2기 상권으로 지난해 노원구 경춘선숲길과 용산구 용마루길, 올해는 관악구 샤로수길, 서초구 서초강남역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인, 지자체, 민간 전문가가 함께 상권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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