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루 스님 "명상은 달리는 말 멈추게 합니다"[이수지의 종교in]

기사등록 2024/09/28 10:00:00 최종수정 2024/09/28 10:16:16

프랑스 국제수행센터 '플럼 빌리지' 명상 지도사

광화문광장 '국제선명상대회' 참석 위해 내한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명상지도자 팝루(Phap Luu) 스님이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9.28.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젊은 세대의 고통을 이해하고 나은 공동체 의식을 변화시키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국제선명상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세계적인 명상 지도자로 불리는 팝루 스님을 만났다. 그는 프랑스 남부 국제수행센터 '플럼 빌리지'의 명상 지도사로 현재 미국 수행처인 '디어 파크' 사원에 머물며 다양한 수행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있다.

 팝루 스님은 "현재 젊은이들이 전통, 영적 지도자들의 권위를 따르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젊은 세대에게 수평적인 관계로 좋은 영적 친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권위 있는 인물이 아니라 좋은 영적 친구, 즉 칼리아나미트라가 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것이 젊은이들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 입니다. 우리는 이런 가르침과 수행을 그들 손에 맡기고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만들 수 있는 힘을 기르길 바랍니다."

팝루 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해외포교 선구자인 숭산 스님(1927~2004)문하와 틱낫한 스님의 플럼빌리지 등에서 수행했다. 특히 미국, 영국, 스페인에서 진행하는 '웨이크업 투어'를 통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음 챙김을 나누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반 학교가 마음 챙김을 도입하는 '웨이크 업 스쿨'도 구상하고 있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마음챙김, 호흡, 힘든 감정을 다루는 수행법 등을 나눈다는 취지다.

팝루 스님은 "웨이크업'은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불교도와 비불교도 젊은이들의 운동"이라며 "전 세계 젊은이들이 소규모로 모여 걷기 명상, 앉아서 하는 명상, 공양, 자비의 말 나누기 등을 수행하면서 공동체 의식 속 분노와 두려움을 변화시키는 행동을 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명상지도자 팝루(Phap Luu)스님이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2024 국제선명상대회 해외 명상지도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09.26. pak7130@newsis.com

팝루 스님의 젊은 세대에 대한 관심은 자기 경험에서도 우러나왔다. 20대 우울증을 앓았던 그는 과학자이자 사업가였던 아버지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 분노가 쌓였었다고 했다.

”시위나 환경운동을 하면서 좀 더 직접적인 행동을 통해서 그런 세상을 바꾸는데 관심이 있었어요. 제 마음에는 정부, 자본주의를 향한 본노와 화가 있었는데 그 화가 치유되거나 변화하지 않고 그대로였죠, 명상, 특히 마음챙김 가르침을 알게되면서 제 인생에 변화가 왔습니다."

팝루 스님은 "젊은 사람들은 스마트폰, 인터넷, 소셜 미디어 시대에 자라서 고립되어 있다"며 "모두가 스마트폰에 있는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과학 기술의 발달을 그는 '멈추지 않고 달리는 말'에 비유했다. "현재 우리가 마주한 테크놀로지 사회는 이렇게 목적지를 모른채 질주 말에 앉아있는 형상과 같아요. 인류는 인공지능 기술을 만들어 냈고 그 기술의 발달은 엄청난 속도로 달려와 바로 지금 우리가 진보하는 과학기술의 시대에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는 사실이죠."
그는 달리는 말을 멈추는 방법으로 명상을 제안했다.

"제 스승인 틱낫한 스님은 삶의 모든 순간에 말에서 내려 멈추는 모습을 본보기로  보여주셨습니다. 이를 우리는 '마음의 혁명'이라 부르기 시작했죠. 이는 나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내면의 혁명입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명상지도자 팝루(Phap Luu) 스님이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9.28. pak7130@newsis.com

팝루 스님은 한국 젊은 세대의 높은 자살률을 우려하며 한국 젊은이들이 불교 전통문화 명상을 통해 마음을 챙기길 당부했다.

"젊은이들이 자신들이 영적 문화유산을 있음을 알지 못한 채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어요. 일단 멈추고 말에서 내려서 왜 우리가 이런 공허한 물질적 목표를 쫓아 달리는지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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