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기대출 항소 재판부, 법 적용과 벌금액에 이의 제기[2024美대선]

기사등록 2024/09/27 09:37:36 최종수정 2024/09/27 09:44:16

"검찰 민간 거래에 사기법 확대 적용"

"피해 없는데 막대한 벌금 부과 문제"

[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뉴욕시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열린 금융사기 의혹 재판 최종변론이 종료된 후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1심에서 막대한 벌금이 부과된 것에 대해 항소법원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2024.9.27.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뉴욕 주 항소법원이 26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재산 부풀리기 사기대출 민사소송 1심 판결이 법적용이 잘못됐으며 트럼프 등에 부과한 5억 달러 가까운 벌금이 과도하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날 열린 심리에서 항소법원 판사들이 트럼프 사건에 뉴욕 주 소비자 사기법을 적용한 것에 우려를 제기했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 검사장은 트럼프가 도이치방크에 재산을 부풀린 문서를 제출한 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며 기소했다.

존 히기트 판사는 검찰 측에 “사건이 민간 행위자 사이의 상업적 분쟁인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피터 물턴 판사는 “일반인들이 피해를 주장하지 않는 사적 거래에 검사장이 개입하는데 일정한 제한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디스 베일 뉴욕 검찰 차장은 판사들에게 사기법 적용은 트럼프가 저지른 것과 같은 업계 관행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프리드먼 판사는 뉴욕 주 검찰이 사기법을 이번처럼 확대 적용한 사례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아무도 손해를 보지 않은 당사자들을 기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사건들의 경우 소비자나 시장에 피해를 준 것이라며 “이번 사건에는 그런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베일 검찰 차장은 트럼프가 “속임수로 시장을 위험에 빠트렸다”고 말했다.

존 사우어 트럼프 변호인은 트럼프의 재정 문서가 결코 속임수가 아니라면서 문서에 대출자가 자산 실사를 해야 한다는 단서조항이 있음을 지적했다.

판사들은 또 트럼프가 취한 부당이익에 대한 1심의 판단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물턴 판사는 “거액의 벌금이 문제다. 벌금 액수를 어떻게 뒷받침할 수 있나…당사자들이 만족하는 거래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말이다”라고 말했다.

베일 검찰 차장은 도이치방크에 재산을 부풀리지 않았다면 4~8% 포인트의 이자를 더 부담했어야 한다면서 트럼프가 엄청난 이익을 봤다고 말했다.

사우어 트럼프 변호인은 트럼프의 재산이 검찰이 평가하는 것만큼 적었더라도 같은 금리가 적용됐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기 대출 사건 1심 판사인 아서 엔고론 판사는 트럼프를 기소한 뉴욕 검찰의 손을 들어주면서 트럼프에게 3억5500만 달러에 이자를 더한 벌금을 부과하고 트럼프 오가니제이션의 대출을 금지했으며 트럼프의 두 아들이 2년 동안 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이들 선고는 항소법원에 의해 집행이 정지된 상태다.

주 검찰은 트럼프 회사가 트럼프 소유 펜트하우스의 면적을 부풀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개인 자산 가치를 22억 달러 가량 부풀렸다고 밝혔다.

1심 재판 과정에서 트럼프는 엔고론 판사를 여러 차례 비난했고 엔고론 판사는 트럼프가 법원 직원 비난 금지 명령을 위반했다며 제재하고 투옥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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