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세단의 정석'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시승기]

기사등록 2024/09/27 10:00:00 최종수정 2024/09/30 15:56:20
[서울=뉴시스] 혼다의 중형 세단 모델인 '어코드' 모습. (사진=혼다코리아 제공) 2024.09.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어코드'는 반세기에 이르는 유산을 지닌 혼다의 대표적인 세단 모델이다. 북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링 차로 인기가 높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높은 안정성과 우수한 연료 효율 등으로 꾸준히 인정받아 왔다.

혼다코리아가 지난해 말 국내에서 출시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팔기 시작한 11세대 어코드는 특히 기본에 충실한 중형 세단으로 '혼다 부활'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혼다코리아의 올해 1~8월 판매 대수는 1748대로 이미 지난해 전체(1385대) 수준을 넘어섰다.

◆날렵하면서도 정돈된 느낌의 디자인
11세대 어코드는 날렵한 스포츠 세단의 모습을 간직하면서도, 정돈된 느낌의 첫인상을 준다. 헤드램프부터 후면 램프까지 직선으로 이어지는 수평적인 디자인이 와이드하면서도 모던한 감성을 전달한다.

또한 새로워진 어코드는 전작보다 차체가 커지고, 무게가 늘었다. 그만큼 앞뒤 공간에 여유가 생겼고, 좀 더 웅장하고 강인한 인상을 준다. 동시에 쿠페 형태의 날렵한 지붕 선과, 간결한 디자인의 후면부를 통해 스포티한 이미지도 연출한다.

내부 디자인도 외부와 이어지는 수평 구조를 통해 간결함과 단정함을 느끼게 해준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직관적인 디스플레이와 버튼 배치로 편안한 운전을 보장한다. 송풍구도 일자 배치로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전달한다.

계기판은 10.2인치 TFT 디지털 스크린을 사용했다. 중앙 디스플레이는 12.3인치 스크린을 적용했다. 차내 디스플레이는 요즘 출시되는 다른 차량과 비교해 작은 편이지만, 인터페이스 설계가 깔끔하고 반응이 빨라 사용하기에 굉장히 편하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운전의 편의성을 더하며, 앞줄 중앙에 배치된 3다이얼 공조 버튼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내장 내비게이션은 없다. 하지만 블루투스를 이용해 안드로이드 오토나 카플레이 등 스마트폰 미러링 서비스를 이용하면 티맵 등 국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 12개의 고품질 보스 스피커로 구현되는 사운드 등 편의 사양도 어코드만의 품격을 더한다. 

[서울=뉴시스] 혼다의 중형 세단 모델인 '어코드' 모습. (사진=혼다코리아 제공) 2024.09.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혼다 특유의 강력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11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 모델은 혼다가 개발한 특유의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모터 한 개는 구동을 위한 것이고, 나머지는 발전용이다.
저속이나 일반 주행 시에는 주로 전기차처럼 모터로 달리고, 배터리가 부족하거나 과부하 조건에서는 엔진이 구동돼 힘을 보탠다.

특히 어코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새롭게 개발된 2.0L 직분사 앳킨슨 엔진과 e-CVT 조합으로 탁월한 환경성능과 정교한 주행감을 발휘한다.

중저속 영역에서는 조용하고 편안하면서도 뛰어난 연비의 주행을 보장하며, 고속 영역에서는 정교하고 즐거운 운전을 할 수 있다. 고효율 시스템으로 우수한 환경 성능까지 구현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기본적으로 노말, 스포츠, 이콘(ECON) 모드를 지원한다. 또한 운전자 선호도에 따라 파워트레인, 스티어링, ACC, 게이지의 설정치 조합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개인화 모드(Individual)도 새롭게 추가됐다.

엔진을 이용해 주행 중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 모드' 가 추가되어 EV 구동 범위가 확대됐으며, 시속 50km 이하 속도 범위에서의 EV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구동력도 향상했다. 다만 전기 모드로 달릴 때는 히터를 꺼야 하는 등 제약이 있다.

회생제동은 운전대 뒤쪽의 패들시프트로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드라이브 모드는 운전석 오른쪽 손 닿는 곳에 기어봉과 함께 위치한다.

[서울=뉴시스] 혼다의 중형 세단 모델인 '어코드' 모습. (사진=혼다코리아 제공) 2024.09.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동 트렁크 등 옥에 티
어코드 하이브리드도 옥에 티는 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보인다.

우선 트렁크가 전동식이 아니다. 닫을 때 버튼이 아니라 손의 힘으로 쾅 닫아야 한다. 북미 시장에서는 무난한 사양이겠지만, 한국 소비자는 이미 전동식 트렁크에 익숙한 상황이라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

가격도 전작과 비교하면 많이 올랐다. 10세대 모델이 2018년 출시 당시 4540만원이었는데, 11세대는 5340만원으로 뛰었다. 그동안의 물가 상승을 감안해도 아쉬운 부분이다.

일부 운전자 중 주행 중 하부 소음이 들린다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는 소음이 심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민감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수준에서 소음이 차량 운행에 큰 차질을 초래하지는 않아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