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서 '밀폐방 버튼조작'으로 첫 극단선택…검경 수사

기사등록 2024/09/24 22:46:45 최종수정 2024/09/24 23:20:22

버튼 누르면 질소 가스 나오고, 잠들며 질식사

합법화 가능성 불확실…조력자살 여러 단체 촉구

[AP/뉴시스] 올 7월 네덜란드 타인조력 자살 관련 단체가 내놓은 자살캡슐 '사르코' 모습
[제네바(스위스)=AP/뉴시스] 김재영 기자 = 스위스 북부 지역 경찰은 24일 신종 '자살 캡슐" 안에 들어가 한 사람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여러 명을 붙잡았으며 수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르코'로 불리는 자살 캡슐(밀폐된 실내 체계, 방)은 지금까지 한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고 한다. 이 캡슐 안에 한 사람이 들어가 흔들의자에 누운 뒤 버튼을 누르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누르는 순간 밀폐된 방 안에 질소 가스가 뿜어나온다.

방 안의 사람은 잠이 들게 되고 수 분 안에 질식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부의 샤프하우젠 칸톤 검찰 당국은 사르코을 활용한 타인조력 자살이 전날 메리샤우젠의 삼림 오두막집에서 있었다는 말을 한 로펌으로부터 듣게 되었다.

경찰이 보도문으로 밝힌 것으로 이에 경찰은 여러 명을 억류했으며 검찰은 자살 선동 및 보조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네덜란드의 일간지 볼크스크란트는 이날 스위스 경찰이 이 사르코 캡슐 사용의 현장 사진을 찍으려던 사진작가들 중 한 명을 붙잡았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의 요청에도 이 일간지는 더 이상 설명이나 논평을 거부했다. 

또 네덜란드에 기반을 둔 타인조력 자살 그룹 '국제 출구(EXit)' 측은 자신들이 100만 달러 넘게 들여 3D 프린팅 캡슐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 그룹은 성명을 내어 '심한 면역 이상'에 시달려온 미국 중서부 출신의 64세 여성이 전날 23일(월) 오후 독일 국경과 가까운 곳에서 사르코 고안물을 이용해 죽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위스 제휴 친연 그룹인 '마지막 기댈 곳'의 회장이 유일하게 그 자살 현장에 있었다면서 여성이 "평화롭게, 신속하게 그리고 품위있게' 생을 마감했다고 덧붙였다.

[AP/뉴시스] 조력 그룹에서 활동하는 의사가 '콩깍지' 모양의 캡슐 안으로 들어가는 시연을 하고 있다.
국제 출구 그룹활동에 관여하고 있는 호주 출신 의사는 전에 AP 통신에 스위스 변호사들로부터 사르코 사용이 이 나라에서 합법화될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국제 출구 성명에서 이 의사는 "사르코가 설계된 대로 임의선택의, 비 약물의, 평화로운 죽음을 당사자가 선택한 시간에 정확하게 제공해 기쁘다"고 말했다. 

스위스 법은 현재 타인조력(assisted) 자살을 허용하고 있는데 '외부적(external) 도움'이 전혀 없어야 하며 조력자는 '자신을 위한 어떤 동기도 가져서는 안 된다'는 단서가 있다.

스위스는 외국인이 합법적으로 생을 마감하기 위해 올 수 있는 몇 나라 중 하나이며 자살하려는 사람들을 돕는 데 헌신하는 많은 조직들이 있다.

전날 스위스 의회에서 엘리자베스 바우메-쉬나이더 보건장관은 사르코 캡슐 사용에 관한 법적 상황을 묻는 질문에 합법적이 아니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일면 이것은 제조물 안전법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않고 있으며 그런 만큼 실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한 뒤 "다른 한편으로 필연적인 질소의 사용 역시 화학법 상의 목적 조항과 양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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