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로 첫 덜미…집유 받고 성관계 촬영물 공유 협박
검찰, 성매매 알선 혐의 수사 도중 마약 정황 발견
동아리에서 조직적 마약 판매·투약 혐의로 구속기소
[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수도권 명문대생이 가입한 전국 2위 규모의 연합 동아리에서 마약을 투약·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동아리 회장 염모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이 25일 열릴 예정이다. 염씨의 행각은 앞서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과거 3차례나 법정에 오른 전적도 주목을 받고 있다.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대마) 혐의로 구속 기소된 염씨는 해당 재판을 포함해 2020년부터 총 4차례 재판에 넘겨졌다. 각각 ▲야간건조물침입절도·야간건조물침입절도미수·절도 ▲강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마약류관리법 위반이다.
◆시발점은 '절도'…이후 연달아 범행
염씨가 처음으로 법의 심판대에 오른 건 '절도' 때문이었다. 염씨는 2020년 9월 오전 1시46분께 야심한 시각을 틈타 서울 강남구 소재의 호텔에 침입해 와인 등 263만원 상당의 재물을 훔쳤다. 이후 같은 해 10월에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식회사에서 보안요원의 감시가 소홀한 때를 노려 약 23만원짜리 스피커를 가로챘다.
문중흠 판사는 2021년 4월 "피고인이 야간건조물침입죄의 피해자와 합의했고 선고유예 1회 이외에 동종 또는 벌금형 이외에 범죄전력이 없다"며 염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명령했다.
문제는 집행유예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다른 범죄에 발을 들였다는 점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염씨는 2021년 미성년자인 김모양과 성관계를 맺고 '전화(보이스톡)를 받지 않으면 남동생에게 공유한다'고 협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텔레그램, 라인, 엑스(X·옛 트위터)로 수많은 남성에게 김양에 대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다시 법정에 들어섰다.
◆성매매 수사 도중 마약 단서 발견…특정 호텔에 자주 방문한 게 화근
염씨가 마약을 복용했다는 정황은 성매매와 관련한 수사망을 넓히던 검찰에 의해 우연히 발각됐다.
검찰 조사 결과 염씨는 서울 강서구의 A호텔로 자주 향했는데, 이곳에서 성매매 뿐만 아니라 마약을 유통·판매한 정황이 적발됐다. 이후 염씨가 지난해 연인 신모씨와 함께 A호텔에서 마약(LSD) 2정을 구입한 후 혀로 녹여 복용했다는 사실이 탄로 났다.
단서를 토대로 텔레그램과 라인을 통해 MDMA를 추가로 구매하고 마약을 판매한 행각도 드러났다. 재판부는 "집행유예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다른) 범행을 일으켰다"며 지난 4월17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해당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기일은 서울고법에서 오는 10월8일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염씨가 해당 연합 동아리에서도 마약을 구매하고 수차례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남수연)는 지난달 5일 브리핑을 통해 염씨가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후 2021년 친목 목적 동아리를 결성한 것으로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염씨는 당시 대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동아리에 가입하면 고급 외제차·호텔·뮤직페스티벌 등을 무료·저가로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검찰은 염씨가 마약 판매수익으로 고급 호텔, 레스토랑 등에서 호화 파티를 열고 이를 통해 단기간에 300명의 회원을 모집했다고 파악했다. 또 염씨를 비롯한 동아리 임원이 2022년 12월부터 1년 동안 서울 소재 아파트에 모여 마약을 투약했다고 보고 구속 기소했다고 지난달 5일 밝혔다.
염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은 이날 오후 2시30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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