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특검법 해법 등 주요 현안 논의 예정
윤·한 독대 불발에 심도 있는 논의 어려울 것 우려도
"만나는 것 자체도 의미 있어…서로 생각 알아가는 것"
[서울=뉴시스] 이승재 하지현 최영서 기자 = 두 달 만에 만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정 갈등과 김건희 여사 특별법 등 그간 당정 관계에 악영향을 미쳐온 주요 현안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 대표는 '독대'를 원했지만, 대통령실은 이번 회동의 성격을 '상견례'로 규정하면서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24일 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만찬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식적으로는 한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직후인 지난 7월24일 이후 두달만의 회동이다. 같은 달 30일에는 비공개 면담이 있었다.
이후 지난달 30일 잡혔던 만찬은 한 차례 연기되기도 했다. 당시 한 대표가 2026년 의대 정원 증원 유예안을 언급하면서 이를 껄끄러워한 대통령실이 회동을 미뤘다는 말도 돌았다.
이번 만남에서도 의정 갈등 문제는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의 전제조건을 두고 당정 간 이견이 있다.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증원 조정'을 협의체 의제로 삼아 의료계의 협의체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는 주장을 펴오고 있다. 반면 정부는 수시 모집이 마감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이를 논의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 특검법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이날 해당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김 여사 특검법이 국회로 다시 돌아올 경우 재의결 절차를 거쳐 폐기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김 여사 행보와 관련해 여당내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최근 김 여사의 공개 외부 활동에 대한 쓴소리가 당 지도부에서 나오기도 했다. 나아가 한 대표는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거대 야당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일대오가 불가피하지만, '김 여사 리스크'는 여당으로선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지도부 소속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김 여사에 대해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를 수 있고 불만이 있는 사람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독대해 정국 해법을 찾으려 했지만, 대통령실이 난색을 표명하면서 사실상 심도 깊은 논의는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그간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밥만 먹고 헤어지기에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취지의 발언이 공공연하게 나왔다.
친한계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남은 건 대표가 작심 발언을 하느냐. 아무 말도 하지 않느냐. 둘 중 하나"라며 "일부 '찐윤'을 빼고는 독대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모두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친윤(친윤석열)계에서는 이번 만찬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기류가 읽힌다.
친윤계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해결책이 나오면 좋겠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만나서 밥이라도 먹는 게 낫다"며 "밥을 먹으면서 흉금을 터놓으면 서로 가까워질 수 있고 서로의 생각을 알아가는 것만으로 의미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걸 바탕으로 다음에 만났을 때 정식으로 회의하면서 문제를 풀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윤계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야당이 탄핵 정국으로 가기 위해 친일, 계엄령 프레임을 짜는데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갈등 양상으로 가면 당정은 공멸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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