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관리사 2명, 추석연휴에 무단 이탈…미복귀 중
일각서 '생활고 때문' 지적…교육수당 지급 늦어져
고용부 "임금은 근로의 대가…원칙 따라 지급한 것"
서울시, 급여지급 방식 월급제→주급제 개선 추진
[서울·세종=뉴시스] 고홍주 조현아 기자 =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가사도우미) 100명 중 2명이 지난 추석연휴에 무단 이탈해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 이유로 교육기간에 대한 수당이 제때 지급되지 않는 등 '임금체불'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이를 임금체불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23일 서울시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은 추석 연휴 기간 중인 지난 15일 이탈해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관리사 관리를 맡고 있는 서비스제공업체는 지난 18일 가사관리사 10명 단위 그룹의 리더인 그룹장으로부터 2명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았고, 폐쇄회로(CC)TV를 통해 15일 오후 8시 전후에 이탈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이튿날인 19일 서울시와 고용부에 이러한 사실을 통보했다.
현재 가사관리사의 조속한 복귀를 위해 본국의 가족 등 다방면으로 연락 중이나 미복귀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숙련 외국인 근로자(E-9)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이 근무지에 5영업일 이상 결근하거나 소재를 알 수 없는 경우 관계 법령에 따라 관할 노동청에 이탈 사실을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 1개월 이내 강제출국되고, 강제출국 불응 시 불법 체류자 신분이 된다.
시는 추가 이탈 방지를 위해 19일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에게 개별 서한문을 발송하고, 필리핀 대사관에 이탈사실을 전달했다.
가사관리사 이탈 배경으로는 열악한 근로 여건 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확한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교육 수당이 제 날짜에 지급되지 않은 데다, 이달 근로분을 다음 달에 받는 방식이라 실수령액이 적어 생활고 등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가사관리사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지난달 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장기유급휴가 훈련에 따른 '교육수당' 201만1440원 중 숙소비용과 소득세 등 53만9700원이 공제되고 147만1740원 정도로 계산됐다. 해당 임금은 8월30일과 9월6일, 9월20일 등 3회에 걸쳐 분할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임금체불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고용부는 현행 제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고용부는 이날 오후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매월 초일부터 말일까지의 임금을 다음 달 20일에 지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러한 방식에 대해서는 입국 전 필리핀 정부를 통해 가사관리사들에게 안내했고 입국 후 교육 기간(8월6일~9월2일)에도 두 차례 안내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임금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금품'이므로 근로제공이 이루어진 후에 임금을 지급할 수 있으며, 특히 근무시간이 불규칙하고 서비스 수요 변경이 빈번한 가사·돌봄 서비스 특성상 근로자별 근무일·근무시간 확인, 이용대금 확정·납무 등에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임금 지급을 임금체불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국내에 입국해 거친 교육기간은 8월6일부터 이달 2일까지였는데, 이에 대한 급여는 20일에 이미 지급된 상태다. 이에 따라 9월3일부터 9월 말까지의 임금은 10월20일에 지급된다는 게 고용부의 입장이다.
고용부는 "매월 임금지급원칙에 따라 8월 임금분의 일부는 먼저 지급돼 이달 20일에 지급된 임금이 다소 적을 수는 있으나 10월부터는 정기적으로 1개월분의 임금이 지급될 것이며 가사관리사가 받을 전체 금액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2명의 무단 이탈 시점이 약 95만원의 교육수당을 받은 지 2주 정도 지났고, 차기 임금 지급일까지 5일 남은 시점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이탈한 2명이 조속히 복귀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연락 중이지만 국내 취업을 조건으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가 허가 없이 무단 이탈하거나 근무처 변경 등으로 불법체류자가 되는 것은 출입국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동안 가사관리사에 대한 교육, 고충상담 안내, 첫근무일 가정방문 동행, 일일 모니터링 및 현장 간담회를 통한 의견수렴 등을 진행해왔다"며 "앞으로도 추가 교육·안내 실시, 필리핀 대사관 및 서울시, 서비스 제공기관 등과의 협조, 가사관리사 애로사항 청취 및 불편해소 등 직무 적응과 이탈 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서울시는 급여지급 방식을 월급제에서 주급제로 개선하는 등 근무환경 개선을 고용부와 적극 협의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24일에는 간담회를 열어 시범사업 시행에 따른 애로사항 등 현장의 의견을 듣고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시범사업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고 본 사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서울시, 고용부, 서비스 제공업체 모두의 바람"이라며 "시범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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