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도·일본·호주 "北, 유엔 안보리 결의 따라 대화해야"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조성…무력 이용한 현상 변경 반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개혁…아시아 대표성 반영돼야"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4자 안보 대화) 정상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고향인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모인 4개국 정상은 21일(현지시각) 쿼드 정상회의 뒤 '윌밍턴 선언'을 통해 "북한의 불안정한 탄도미사일 발사와 여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한 지속적인 핵무기 추구를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지역과 그 밖의 지역에서 북한과 관련된 핵·미사일 기술의 확산을 방지할 필요성을 강조한다"라면서 "이 같은 발사는 국제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북한이 안보리 결의안에 따른 모든 의무를 준수하고 추가 도발을 자제하며 실질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부합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관련한 공약을 재확인하고 모든 국가가 이 같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할 것을 요구한다"며 "모든 유엔 회원국이 모든 무기와 관련 물자를 북한으로 이전하거나 조달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또 "북한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국가를 향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이는 세계적 비확산 체제를 직접적으로 훼손한다"면서 "북한 관련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을 감시하는 유엔 전문가 패널의 임무가 재개하지 않은 만큼 여전히 유효한 관련 유엔 안보리 제재를 지속적으로 이행하겠다는 공약을 재차 반복한다. 납북 문제의 즉각적 해결 필요성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과 이란 등을 겨냥한 내용으로 풀이된다.
인구 20억 명 이상과 세계 수준에서 국내총생산(GDP) 합의 3분의 1 이상을 대표하는 쿼드 4개국이 포용적이고 탄력 있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만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한다는 점도 환기했다.
쿼드 4개국 정상은 "무력이나 강압을 통해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불안정화나 일방적 행동에 강력히 반대한다"라며 "최근 해양 부문에서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사실상 중국을 비판했다.
동시에 앞으로 유엔 안보리 개혁 필요성을 되짚으며 상임이사국 확대에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카리브해 국가의 대표성이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쿼드 정상은 해역을 보호하고 불법 행위를 억제할 수 있도록 인도·태평양 훈련을 위한 해양계획(MAITRI)을 출범하고 다음 해 인도에서 첫 워크숍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면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환인도양연합(IORA)과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쿼드 기후변화 적응·완화 패키지(Q-CHAMP)를 통해 기후위기 대처, 청정에너지 공급망 창조, 에너지 안보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도 뜻을 모았다.
쿼드 정상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주권 존중을 촉구하면서 러시아가 고조하는 핵무기 위협이 용납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 충돌에서 발생하는 가자지구 민간인 사상자와 인도주의적 위기를 지적하면서도 하마스가 모든 인질을 석방해 휴전을 타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들은 미국의 암 정복 프로그램(Cancer Moonshot program)을 쿼드로 확대하고 엠폭스(MPOX·옛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확산에 대응해 공정한 백신 전달을 위한 조정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회담에는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모두 참석했다.
2021년 뒤로 4번째 대면 회의이자 6번째 정상회의다. 다음 해에는 인도가 쿼드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고향에서 쿼드 지도자와 회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쿼드 정상회의장으로 사용된 아치미어 아카데미는 바이든 대통령의 모교다.
바이든 대통령이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그는 쿼드 정상회의와 별도로 열린 기시다 총리와 회담에서 한국·미국·일본 3국 협력 심화를 높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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