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명품백 건넨 최재영 수심위…처분 전 마지막 관문

기사등록 2024/09/22 13:00:00 최종수정 2024/09/22 13:06:34

대통령 직무 관련 금품 건넨 혐의

"검찰 수사 과정에도 문제 있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4.09.10.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이번주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혐의를 받는 최재영 목사 사건을 들여다본다. 최 목사 수심위에서는 공직자나 그 배우자에게 직무 관련성이 있는 금품을 제공하면 안 된다는 청탁금지법 조항을 위반했다는 판단이 나올지 주목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 정책기획과는 오는 24일 수심위를 열고 청탁금지법 위반, 명예훼손,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최 목사에 관해 수사 계속,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를 논의한다.

수심위는 검찰 수사 절차와 결과에 관한 국민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리는 사건 기소 여부 등을 심의·의결하는 제도다. 참석한 수심위원들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는 출석 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이번 수심위는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한 김 여사 수심위와는 별도로 최 목사가 피의자 신분인 사건에 관한 내용만 안건으로 오른다.

최 목사는 지난 2022년 9월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찾아가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건네고 이 장면을 손목시계에 내장된 카메라로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최 목사 측은 수심위에서 청탁금지법 위반을 제외한 나머지 3개 혐의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방송을 한 주체는 최 목사가 아닌 서울의소리고,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방문 당시 최 목사가 관계자 배웅을 받으며 나왔다는 점 등을 내세울 계획이다. 대통령실 보안 검색을 뚫고 들어갔다는 혐의에 관해서도 최 목사보다는 경호원 과실이 크다는 취지로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 목사 수심위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성립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성남=뉴시스] 조수정 기자 = 체코를 공식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9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로 향하고 있다. 2024.09.19. chocrystal@newsis.com

최 목사 측은 검찰이 청탁금지법 조항 가운데 부정 청탁 금지에 관해서만 한정적으로 다뤘다는 입장이다. 청탁금지법에는 금품 등의 수수 금지에 관한 규정도 있는데 검찰이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공직자는 직무와 관련해 한번에 100만원 이상 금품을 받아선 안 되며, 누구도 공직자나 그 배우자에게 금품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

최 목사 측은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을 국정자문위원으로 임명해달라는 등 대통령 권한에 관한 부탁을 하고 명품백을 건넸다는 점에서 수심위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관해 기소 의견을 내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명품백과 대통령 직무 사이에 관련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최 목사 측은 검찰이 피의자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검찰이 명품백을 건넨 행위가 청탁이 아니었다는 답을 하게 유도 신문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관해 검찰은 최 목사가 받은 두 번의 조사 과정 전체가 모두 영상 녹화돼 있고, 조사가 끝난 후 피의자와 변호인이 조서에 서명날인도 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수사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을 수심위에서 입증할 계획이다.

법조계에서는 최 목사 측이 검찰 수사에서 객관적으로 미진했던 부분을 지적하지 않는 이상 수심위원 과반수가 기소 의견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직무 관련성에 관한 검찰 수사에서 빠진 부분을 잡아내지 않는 이상 수심위가 최 목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진 않을 것 같다"며 "검찰이 기존에 법리적인 판단을 다 한 지점에 관해 또다시 같은 사실 관계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기소 의견이나 수사 계속 의견이 다수 나올 경우 사건 마무리 방침을 세웠던 검찰 셈법은 다시 복잡해진다. 당초 검찰은 이 사건을 이원석 전 검찰총장 임기 내에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최 목사 수심위가 소집되며 공은 신임 심우정 검찰총장에게 넘어온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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