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정 예술감독, 비엔나서 기후 위기·전쟁 그림자 조명

기사등록 2024/09/21 01:00:00

'그림자의 형상들' 기획전…양혜규등 18명 참여

비엔나 제체시온 전관·주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서 개최

그림자의 형상들 설치 전경. 비엔나 제체시온 제공. 사진: Iris Ranzinger. © 2024. Secession all rights reserv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현재 우리의 세계가 서로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 전하고자 합니다."

아트선재센터 김선정 예술감독이 기후 위기, 빈곤, 불평등, 자원의 금융화, 전쟁 등 동시대의 그림자들을 조명하는 전시를 비엔나 제체시온 전관과 주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에서 개최한다.

비엔나 제체시온(Secession)은 1897년 개관 후 100여 년이 넘는 시간동안 오스트리아 현대미술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우리나라에서 ‘분리파’ 운동으로 번역되는, 19세기 말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중심으로 일어난 미술 운동인 ‘제체시온’을 주도한 예술가들이 주축이 되어 세운 미술관이다.

20일 개막한 전시는 '그림자의 형상들'을 타이틀로 오는 11월 17일까지 열린다. 김준, 문경원&전준호, 민윤, 이불, 양혜규, 윤진미 임민욱, 함경아, 홍영인 등 한국 작가를 포함해 총 18명이 참여 조각, 설치, 사진, 자수, 영상 등을 선보인다.

그림자의 형상들 설치 전경. 비엔나 제체시온 제공. 사진: Iris Ranzinger. © 2024. Secession all rights reserved. *재판매 및 DB 금지

양혜규, 〈치명적인 사랑〉, 2008/2018, 알루미늄 베니션 블라인드, 분체 도장 알루미늄 천장 구조물, 강선, 자가 부착형 반사 필름, 무빙라이트, 향 분사기(화이트 티 무화과, 화약), 사진: Iris Ranzinger. 비엔나 제체시온 제공.© 비엔나 제체시온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는 크게 세 가지 그룹으로 나눠 소개한다. 첫 번째 그룹은 한국의 비무장지대(DMZ)를 주축으로 인간이 만든 경계와 지정학적 긴장의 복잡한 면면을 탐구하는 작품을 선보임과 동시에, 지리적 역사적 한계를 넘어 전쟁, 국경, 이주, 난민과 같은 전 지구적 문제를 가리키는 상징적 그림자들을 한데 엮어 확장한다.

첫 번째 그룹의 작품들이 삶의 복잡성과 미래에 대한 애수 어린 희망에 주목했다면, 두 번째 그룹의 작품들은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인 죽음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은유적 죽음을 포함하며 삶과 죽음에 대한 더 비극적이거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다.
윤진미, 〈아래에서〉, 2012, 다채널 비디오 설치, 나무와 스크린, 가변 시간 42:36~45:20, 작가 제공 © 윤진미.  *재판매 및 DB 금지


'언두 플래닛(Undo Planet)'으로 이름 붙여진 마지막 그룹은 인간의 침입으로부터 생명을 되찾는 자연을 보여주며 자연과 인간 관계의 여러 측면을 살펴본다. 비엔나 제체시온과 주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이 그룹의 전시는 동식물과 같은 비(非)인간 존재들의 서식지를 조명하고 그들이 인간과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김선정 예술감독. 뉴시스DB. 2020.05.14.  radiohead@newsis.com

김선정 예술감독은 “'그림자의 형상들'은 역경에 맞서는 생명의 회복력을 보여줌으로써 미래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고 변화의 긴급한 필요성을 명시한다"며 "18명 작가들의 다채롭게 펼쳐진 작품들은 이 행성에서 우리의 동행을 정의하는 빛과 그림자 사이의 끊임없는 춤을 비출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와 함께 출간 예정인 도록에는 강수미, 잉고 니어만(Ingo Niermann), 김선정&문지윤의 글이 수록된다. 'Forms of the Shadow'는 독일어와 영어로 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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