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파운드리, 기술격차 줄일지 관건
'독립성' 앞세워 고객 확보할지도 주목
"삼성, 파운드리 분사 실현 가능성 적어"
과거 AMD에서 분사해 설립된 파운드리 기업 '글로벌 파운드리'는 후발 기업들에게 점유율을 대거 내준 만큼 인텔 파운드리 역시 분사 이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인텔이 파운드리 독립성을 내세워 고객사들의 기술 유출 우려를 잠재우면 'TSMC-삼성전자'의 양강 구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이 연내에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할 방침인 가운데 인텔 파운드리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긍정론과 부정론이 엇갈린다.
우선 미국의 AMD와 글로벌파운드리스가 인텔 파운드리 분사의 향방을 가늠할 대표 사례로 꼽힌다. AMD는 과거 반도체 제조사업 부문이 있었지만 심각한 적자로 지난 2009년 분사를 단행했다.
이후 파운드리 기업인 글로벌 파운드리스(GF)가 출범했는데 대만 TSMC 등 선두 기업들과 기술 격차로 AMD는 글로벌 파운드리스가 아닌 TSMC에 반도체 생산을 맡길 정도였다.
글로벌 파운드리스의 시장 점유율은 현재 5.1%에 불과한데 그나마 초미세공정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에 밀리고 있다. 구형 공정에서도 거대 시장을 갖춘 중국 기업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모양새다.
인텔 파운드리가 분사 이후에도 빅테크 고객사들의 수요를 끌어올 뚜렷한 기술이나 전략을 내놓지 못하면 선두 기업과 후발 기업 사이에서 고전이 불가피하다.
이렇게 되면 현재의 'TSMC-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양강 체제는 더 강화되고, 삼성전자에게는 TSMC 추격에 집중할 수 있는 시장 구도가 나올 수 있다.
반면, '독립성'을 앞세워 TSMC와 같이 대규모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도 들린다. 파운드리 분사를 통해 고객사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어서다.
통상 팹리스(설계) 기업들은 파운드리 기업에 반도체 생산을 맡길 때 자사 설계 기술과 도안 등의 유출 우려를 한다. 하지만 인텔 파운드리가 분사를 통해 독립성을 갖추면 고객사들의 믿음이 쌓이고 안정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TSMC의 경우 '고객사와 경쟁하지 않는다'는 모토를 내걸어 사업을 크게 키웠다. 이처럼 인텔 파운드리도 '독립성·신뢰성' 확보 전략을 택하게 되면 중국 기업들을 제치고 당장 삼성전자를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
또 미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도 인텔 파운드리가 기술 개발과 고객 확보에 나설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인텔 파운드리 분사로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사업부 분사를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 등 빅테크들과 메모리, 스마트폰 같은 분야에서 계속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파운드리 분사가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 더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분사 가능성은 실제로는 크지 않다고 본다. 삼성전자가 고객사에게 메모리와 파운드리 등 전 공정을 한번에 수행하는 '턴키(일괄 수행)' 전략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턴키는 삼성 파운드리를 아우르는 큰 전략 흐름인 만큼 단기간에 이를 뒤집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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