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시기마다 꾸준한 수익…美만 20조원 규모[돈되는 MRO 경쟁②]

기사등록 2024/09/22 10:01:00 최종수정 2024/09/22 10:24:31

HD현대重·한화오션 美 MRO 참여자격 획득

일정 기간 사용시 수리 필요…분해 복잡해 高비용

美 조선역량 쇠락하며 국내 조선소 반사이익

[서울=뉴시스] 함정 정비를 위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호가 안벽에 접근하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MRO(유지·보수·정비)는 단순 수리 개념이 아닌 함정 생애 관리 개념이라는 점에서 조선사에 꾸준한 수익을 가져다 줄 사업으로 꼽힌다. 특히 미국이 이번 한화오션 수주를 계기로 국내 조선소에 함정 MRO를 맡기면서 향후 국내 조선업계에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떠오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 중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MSRA(함정 정비 협약)를 체결했다. MSRA는 MRO 사업을 위해 조선사가 미국 정부와 맺는 협약으로 높은 유지∙보수 품질과 기술을 갖춘 조선업체와 맺는 인증 협약이다.

이로써 양사는 미 해군이 규정한 함정에 대한 MRO 사업 입찰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자격 획득 이후 입찰 참가가 가능한 시기는 5년으로 알려졌다.

MRO 사업은 노후 군수지원함을 부품 하나하나 분해해 검사하고 새롭게 개조하는 창정비(廠整備) 프로젝트다. 특히 잠수함을 유지·보수하는 MRO 사업은 3000톤급 기준 수주 금액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알짜 사업으로 알려졌다.

이는 잠수함이 특성상 일정 기간 사용하면 부품을 유지 보수하는 것은 물론 완전 분해해 수리한 다음 재조립해야 하는 복잡한 구조를 지녔기 때문이다.

게다가 잠수함과 함정의 운영기한은 국가별 정책에 따라 최대 40년으로, 일정한 성능 유지를 위해서는 6~13년 주기로 창정비를 받아야 한다. 구매 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을 MRO에 지출해야 하는 만큼 조선사 입장에서는 각 선박마다 최소 수십년간의 MRO 수요가 보장되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올해 577억6000만달러(약 78조원)에서 2029년 636억2000만달러(약 88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미국 시장의 규모만 연간 약 20조원을 차지한다.

미국은 해군 전력 유지 보수와 관련해 거리·비용 문제 등을 느끼고 우수한 기술·설비를 갖춘 우방국에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위탁을 늘릴 방침이다. 미 해군은 자국 조선산업 역량 하락으로 계약한 함선 인도 지연 및 비용 증가, 선박 품질 저하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특히 우방국인 국내 조선소에 함정 MRO를 맡기기 시작한 만큼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국내 조선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사업은 미 해군이 아시아 지역에서 시범 사업 성격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향후 미 해군 함정 MRO 시장 변화의 중요한 기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국내 최초로 미국 해군 MRO 사업 수주에 성공한 한화오션은 지난 6월 인수한 미국 필리 조선소를 미 함정시장 진입 시 함정 건조 및 MRO 수행을 위한 사업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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