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장기화' 석화업계, 팔고 멈추며 재정비

기사등록 2024/09/20 14:27:56
[서울=뉴시스]LG화학 전남 여수 NCC(나프타분해시설)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2024.09.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중국발 공급 과잉에 경기침체 여파까지 겹치며 극심한 수익 악화에 시달리는 석유화학업계가 비주력 사업 매각과 공장 가동률 축소 등으로 대응하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또 기존 범용 사업에서 벗어나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제품'(스페셜티) 생산을 늘리는 게 필수라고 진단,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발굴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석화 주요 4개사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의 공장 가동률은 70~80%대에 머물렀다.

LG화학 석유화학부분이 81.7%, 롯데케미칼이 77.6%, 한화솔루션이 78.3%에 그쳤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합성고무부문과 합성수지부문의 평균 가동률이 71%에 그쳤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 등의 복합적 요인 때문이다. 공장 가동을 줄이는 식으로 업황 불황에 대응하고 있으나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찾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편광판과 편광판 생산에 필요한 소재 사업을 1조982억원에 매각했고, 올해 상반기 스티렌모노머(SM)를 생산하던 여수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어 여수 NCC(나프타분해시설) 2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NCC는 에틸렌과 같은 기초 소재를 만드는 시설로 과거에는 핵심 설비로 평가받았지만 중국과 중동의 물량에 밀려 지금은 고질적인 적자 원인으로 평가받는다.

롯데케미칼도 말레이시아 내 대형 생산기지인 LC 타이탄 매각을 검토하는 등 사업 재편에 적극적인 상황이다. 파키스탄 법인 매각도 다시 추진하고 있다.

비주력사업은 과감하게 매각하고, 의미 있는 실적 반등을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 중심축을 옮기며 재건에 나섰다.

LG화학이 주목하는 제품은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 이소프로필알코올(C3-IPA), 생분해플라스틱(PBAT) 등이다. 이미 올해 이들 제품을 각각 10만톤, 6만톤, 5만톤씩 늘리는 설비증설을 끝냈고, 향후에도 사업 비중을 계속 늘릴 방침이다.

롯데케미칼도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을 중심으로 스페셜티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특히 주목받는 헤셀로스는 에틸렌옥사이드(EO)와 펄프를 주 원료로 하는 셀룰로스 유도체로 수용성 페인트와 생활용품, 화장품 등 산업 전 분야에서 점성과 보습성을 부여하는 첨가제로 쓰인다.

한화솔루션은 스페셜티 제품으로 전선 고부가가치 소재인 가교폴리에틸렌(XLPE) 생산을 늘리고 있다. 케이블 절연 용도로 쓰이는 XLPE(가교폴리에틸렌)는 한화솔루션이 국내 최초로 400킬로볼트(kV)급 제품 생산에 성공해 국내외 주요 케이블 업체들을 대상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일찌감치 스페셜티 비중을 높이는 사업 전략을 단행해 석화업계 전반의 불황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중국 업체들과 비교해 기술력으로 인정받는 합성고무가 실적 개선의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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