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설치미술가 강익중, 이집트 '포에버 이즈 나우' 참가…韓 작가 처음

기사등록 2024/09/20 11:25:01 최종수정 2024/09/27 18:24:29

10월24~11월16일, 피라미드 앞에서 개막

총 12명 글로벌 작가 초청

강익중 신작 '네 개의 신전' 공개

[청주=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강익중 작가. 뉴시스DB. 2024.07.04.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64)이 오는 10월24일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앞에서 개막하는 국제미술제 '포에버 이즈 나우(Forever Is Now)'에 한국 작가로는 처음 참가한다.

'포에버 이즈 나우'는 2021년부터 매년 가을 이집트 카이로의 기자 피라미드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는 총 12명의 글로벌 작가들이 초청됐다. 행사는 11월16일까지 열린다.

강익중 작가는 이 전시에서 신작 '네 개의 신전(Four Temples)'을 공개한다.
강익중, Four Temples, mixed media on paper, 43 x 28cm, 2024, courtesy of Ik-Joong Kang Studio and ENART *재판매 및 DB 금지


‘네 개의 신전’는 과거(피라미드)와 미래(전 세계 사람들의 꿈)를 주제로 탐구하는 작품이다.

강익중은 2023년 카이로를 방문해 아인샴스 대학 학생들 350명이 직접 한글로 작품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했다. 당시 이집트의 방문 경험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는 이집트 신전의 건축 요소를 이번 ‘네개의 신전’ 작품에 반영했다.
사진=강익중 스튜디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작품의 외벽에는 한글, 영어, 아랍어, 상형문자로 적힌 한국 민요 ‘아리랑’이 새겨져 있다. 한글은 강익중이 즐겨 쓰는 소재로, 개별 자음과 모음이 모여 완전한 단어를 형성하는 과정이 작가가 추구하는 ‘화합’의 주제와 맞는다. 한글은 또한 문명과 연결되며, 상형문자, 아랍어, 영어와 함께 언어가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중요한 매개체임을 나타낸다.

작품의 내벽은 전 세계 사람들이 그린 5016개의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어린인들의 꿈 그림과 전쟁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 난민들, 한국 전쟁 실향민들의 그림들이 많다.
"이 작품에서 관객들이 많은 사람들의 꿈과 도전을 공감하면서 각자의 마음에서 치유를 찾기를, 이 작품이 세계를 화해시키고 치유하는 해독제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강익중 작가의 말)

Poster_Forever Is Now_courtesy of Art D'Egypte and ENART *재판매 및 DB 금지

Poster_FourTemples_courtesy of Ik-Joong Kang Studio and ENART *재판매 및 DB 금지


강익중의 '네 개의 신전'프로젝트는 이규현 이앤아트 대표가 기획했다.  YS Kim 재단 (YS Kim Foundation), 피터 매그논 재단(The Peter Magnone Foundation), 리 인터내셔널(Lee International), 마가렛 리(Margarette Lee), 현대로템(Hyundai Rotem)으로부터 제작 및 진행 지원을 받았다.

한편 청주 출신인 강익중은 충북 청주시립미술관에서 오는 29일까지 특별전을 열고 있다. '청주 가는 길: 강익중'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3인치 캔버스와 삼라만상, 달항아리 시리즈, 한글 프로젝트, 신작 등을 선보인다.
[청주=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강익중 작가. 2024.07.04. pak7130@newsis.com

◆강익중 작가는?
1984년부터 뉴욕에서 활동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표적인 한국의 아티스트다.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석사(MFA)를 받았다.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 재단 펠로우십과 조안 미첼 재단 펠로우십을 포함한 여러 상과 펠로우십을 수상했다.

작가는 아들이 태어나기 1년 전인 1997년부터 어린이들의 그림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25년 동안 100만 장 이상의 어린이 그림을 모았으며, 많은 작품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 어린이들 그림으로 한 작품 중 DMZ 국경 근처에서 했던 그의 프로젝트 ‘십만의 꿈(100,000 Dreams, 1999–2000)’은 한국의 분단을 어린이들의 꿈을 통해 하나로 묶는 내용이었다. 'Amazed World'(2001–2002)는 149개국에서 온 34,000장의 어린이 그림으로 만든 작품으로,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전시했다.

강익중이 미래에 가장 하고 싶은 작품은 임진강을 가로질러 남북한을 연결하는 ‘꿈의 다리’를 만드는 것이다.
 
강익중의 작품들은 구겐하임 미술관, 대영박물관, 휘트니 미국 미술관,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 독일의 루드비히 미술관 등 세계 권위 있는 미술관들에 소장되어 있다. 런던의 2016년 템스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집으로 가는 길(Floating Dreams)’,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뉴욕 퀸즈 지하철역 등에 그의 공공미술작품이 영구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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