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디파마텍, '10배 흡수' 올해 인체임상서 평가
일동제약, 자회사 통해 먹는 GLP-1 임상1상 진입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비만 치료 주사제 '위고비' '젭바운드'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더 편리하게 먹어서 복용하는 경구제 개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구제 개발은 약의 체내 흡수율을 높이는 게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했다.
2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디앤디파마텍, 일동제약 등은 흔히 주사제로 쓰이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작용제를 먹는 경구제로 개발 중이다.
GLP-1은 '위고비', '젭바운드'의 작용기전으로, 음식을 먹거나 혈당이 올라가면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식욕을 조절하고 포만감을 촉진해 음식 섭취를 줄이는 호르몬인 GLP-1을 모방한 다이어트 약이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다. GLP-1에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분비 폴리펩타이드)까지 더한 이중 작용의 비만치료제가 미국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마운자로)다. 비만 및 당뇨병 치료에 쓰인다.
GLP-1 주사제를 먹는 약으로 개발하는 데는 흡수율 개선이 핵심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자연상태의 GLP-1은 매우 짧은 반감기를 갖고 있어, 산체에서 빠르게 분해되고 제거된다. 특히 이를 먹어서 복용할 경우 몸에 흡수되기 전 소화계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특징이 있다. 또 펩타이드는 소화계에서 쉽게 분해되고 점막 통과가 어려워 경구 흡수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개발의 어려움으로 인해 현재 먹는 GLP-1 펩타이드 신약으로 상업화된 제품은 노보 노디스크의 '리벨서스'(당뇨약)가 유일하다.
디앤디파마텍은 '오랄링크'라는 펩타이드 경구화 플랫폼 기술을 통해 경구제 흡수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리벨서스의 흡수율이 0.05~0.6% 수준인데, 오랄링크를 사용하면 5% 이상으로 높여 10배 이상의 흡수율을 가졌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높은 흡수율에 따른 원가 경쟁력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신약 물질 'DD02S'는 지난해 미국 멧세라에 기술 이전됐으며, 올해 임상 1상의 첫 투약이 시작될 것으로 디앤디파마텍은 예상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먹는 GLP-1 개발의 핵심은 흡수율로, DD02S는 높은 흡수율로 낮은 원가 및 동일 용량 대비 큰 효능을 기대한다"며 "내년에는 동물실험에서 나타난 10배 흡수율이 인체에서도 재현될지 그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신약 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먹는 GLP-1 약물 'ID110521156'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주사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질이 안정적이며 상업화 측면에서 약물 디자인과 합성 등이 용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질환 동물모델을 이용한 효능 평가와 독성 평가를 통해 ID110521156이 가진 인슐린 분비 및 혈당 조절 관련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확인한 바 있다.
향후 2형 당뇨병, 비만 등을 겨냥한 경구용 신약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에 비만치료제 개발사들이 늘면서 차별화된 포인트로 접근하려는 시도도 늘었다"며 "다만, 지금까지 나온 글로벌 제약사들의 비만치료제 효능 데이터가 우수하므로 후발기업도 그에 버금가는 데이터를 확보해야 차별화 시도가 빛을 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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