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타이베이로 옮긴 홍콩 반체제 서점 '퉁뤄완' 지금은?

기사등록 2024/09/20 10:51:43

대만중앙통신, 시내 이전 계기 인터뷰 보도

홍콩의 대표적인 ‘반체제 서점’ 상징성 반영

점장 “독서 통한 사회 변화 힘 모으는 게 중요”

대만 타이베이로 이전했던 홍콩 '퉁뤄완 서점'의 점장 린룽지 씨가 19일 대만 중앙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뒤로 서점벽에 붙여놓은 '홍콩 영광 회복' 등의 문구가 보인다. (사진 중앙통신 캡처). 2024.09.2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2019년 대만 타이베이로 옮겨 둥지를 튼 홍콩의 대표적인 반체제 서점 ‘퉁뤄완(銅鑼灣)’이 20일 타이베이 시내 새로운 곳에서 문을 연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작은 서점이 옮기는 것을 대만의 대표 통신사가 보도하는 것은 이 서점이 홍콩에서 중국 정부와 체제에 비판적인 서적을 팔아 ‘민주화 운동’의 상징처럼 여겨져 온 것 때문으로 풀이된다.

1984년 홍콩섬 퉁뤄완(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 개점, 35년간 영업했던 이 서점은 2019년 대만으로 옮겨왔다. 

타이베이 중산역 인근에 있던 이 서점은 임대 기간이 끝나 건물주가 계약 연장을 원하지 않음에 따라 지난 6개월 동안 새로운 장소를 찾아왔으며 같은 시내 진먼가로 이전하게 됐다. 면적은 줄어들어 임대료 부담은 낮아졌다고 한다. 

서점 점장인 린룽지(林榮基·69)씨는 “자유의 땅에 서서 생활 건강 그리고 자유를 찾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책을 판매하는 것은 부차적인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독서를 촉진하며, 사회 현황에 대해 성찰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84년 서점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후 독서가 사회인의 성찰을 촉진하고 나아가 사회와 국가를 변화시키는 힘을 모을 수 있다고 늘 믿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찾아오는 독자들도 이런 생각을 가졌고 대만의 독자들도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처해 있는 상황을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퉁뤄완 서점은 주로 중국학, 홍콩정세, 대만문제 등 사회과학 분야의 도서를 주로 취급한다.

린 점장은 독자들이 대만 해협과 대륙 홍콩 대만 세 지역을 가로지르는 정치적 상황과 역사적 사건을 다각적인 관점에서 탐구하고 다양한 측면을 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작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들의 견해가 추천할 만한 가치가 있는 한 그러한 책도 추천 독자 목록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바라보는 서구의 관점에는 항상 불완전한 부분이 있다”며 “중국의 수천년에 걸친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중국 문제를 논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이 지금은 ‘중국 홍콩’이 됐다며 대만도 ‘중국 대만’이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린 점장은 “중국이 대외적 영향, 특히 문화침투 측면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 정권의 위협에 직면한 대만 민중은 책을 통해 대만이 직면한 위기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린 점장 등 퉁뤄완 서점의 관계자 5명은 2015년 10월 갑자기 실종된 후 약 8개월 만에 나타났다.

서점 대주주 리포 씨와 린 점장 등 5명의 ‘홍콩 금서 서점 관계자 실종 사건’은 중국 공안이 이들 5명을 중국 대륙으로 연행해 조사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홍콩의 자치를 인정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위반했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린 점장은 2019년 4월 신변 위험을 이유로 대만에 이주하고 서점도 옮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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