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빅컷(0.5%포인트 인하)으로 4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낮추며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 인하 기조가 달러값을 낮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원·달러가 연말 1300원대 초반대로 떨어지며 일시적으로 1200원대 진입도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일(1329.5원) 대비 0.5원 내린 1329.0원에 장을 마쳤다. 새벽 2시30분 종가(1329.6원)보다 0.6원 떨어졌다. 최고가는 1336.7원이며, 최저가는 1326.0원이다.
미국의 9월 FOMC(공개시장운영위원회)가 환율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미국은 18일(현지시각)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에 낮추며 금리 인하에 돌입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5.5%에서 4.75~5.0%로 0.5%포인트 낮췄다. 이 결과 한미 금리 역전치는 1.5%포인트로 좁혀졌다.
아울러 FOMC는 점도표를 통해 연말까지 0.5%포인트 추가 인하를 예고했다. 금리는 내년 0.1%포인트, 2026년은 0.5%포인트 더 낮아져 2.75%~3.0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로 종전 2.0%에서 낮춰잡았다. 실업률은 올해 4.4%로 현재(4.2%)보다 높였다.
다만 미국의 빅컷 단행이 시장에 선반영된데 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데이터에 기반한 통화정책을 펼치겠다고 언급한 점 등은 ‘매파적 빅컷’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환율 하락 압력은 크지 않았다. 반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팔자 행렬은 환율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빅컷에 이어 연준이 점진적으로 금리 인하에 돌입하면서 연말 환율이 1300원대 초반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골드만삭스(GS)는 연내 2번의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하)를, 씨티(Citi)는 최소 한번 이상의 추가 빅컷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10~11월 중으로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지만, 집값과 가계부채 급등세에 0.25%포인트 인하에 그칠 것으로 보이면서 원·달러 하방 압력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일본은행의 금리 정상화 기조 역시 달러 약세를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빅컷에 대한 예상이 선반영된 측면이 있고, 우리나라 반도체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로 전날 외국인이 매도세가 컸지만 환율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하락 쪽으로 방향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말엔 1300원 초반, 내년 초엔 1200원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반면 달러 약세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연준의 빅컷이 단기적으로 달러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있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빅컷이 선제적으로 반영된 부분도 있고, 양호한 미국 경제와 대선 불확실성이 달러 추가 약세를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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