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승재 한은진 기자 =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 등의 안건이 상정된 19일 국회 본회의는 여당이 빠진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본회의장에 남은 일부 여당 의원과 야당 의원들은 상대방을 향해 "국민 보기 창피하다", "일 좀 하라"고 외치며 비방전을 펼쳤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여야 합의 없는 본회의 소집과 안건 상정·표결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총을 열어 본회의를 보이콧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야당의 법안 처리에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보이콧에 힘이 더 실린 것으로 파악된다.

배 원내수석은 "오늘 본회의는 합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일정"이라며 "법안들 역시 국민 보기 창피하다. 민생과 정의라는 말로 꾸며내지만 국정 훼방 법안, 위헌적 법안, 내 세금 살포 법안뿐이다. 결국 재의요구를 거쳐 소멸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날치기는 빠른 길 같지만 결국 막다른 골목"이라며 "우리가 민생 법안 28건을 합의로 처리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그때 국민의 박수 소리를 벌써 잊었나. 정말 민생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이 허무한 본회의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배 원내수석이 "채상병 특검법을 집요하게 발의했다"고 발언하자, 야당 의원들은 "얄팍한 이간질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또 "일 좀 하라", "김건희 특검을 같이합시다"라는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배 원내수석에 이어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의사진행발언에 나섰다. 여당에서는 배 원내수석과 조은희·조배숙 의원만 자리에 앉았다.

박 원내수석은 "정당의 역할은 현안에 대한 판단과 더불어 정책을 입법화 할 때 반드시 필요하다면 본회의를 열 수 있다"며 "집권당인 국민의힘이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본회의를 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 지지율이 20% 나오는 결정적 이유는 분열과 극단과 무능이라는 점도 있지만 국민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며 "세 가지 법안으로 기준을 세우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수석의 발언이 끝나자 야당 의석에서는 박수가 나왔고, 여당 의원들은 반응하지 않았다.

본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여당은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무책임한 정쟁 유발, 무책임한 현금 살포, 민주당을 규탄한다", "이성 잃은 특검 중독, 분별없는 혈세 낭비, 민주당은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후에는 공개 의총을 열어 법안 상정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유상범·주진우·서지영 의원 등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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