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등 떨어져 피 철철" 엘베 기다리다 '날벼락'…40대 가장의 호소

기사등록 2024/09/16 11:01:08 최종수정 2024/09/16 11:26:24

아파트 천장 '유리등' 커버 떨어져 사고 발생

"동맥·근육 등 찢어지며 피 분수처럼 쏟아져"

당장 생업 못하는데…"아파트 측 책임 못 진다 해"

지난달 아파트 천장에서 유리등 커버가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 A씨(왼쪽)의 모습과 당시 천장 조명.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경기 김포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천장 유리 등 커버 파편에 맞아 심하게 다쳤지만, 아파트 측에서 연락을 회피하고 있다는 하소연이 전해졌다.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40대 중반 딸아이 아빠라고 밝힌 A씨는 "무거운 시멘트 타일을 옮기는 타일 시공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 뒤 "너무 억울한 일을 당해 글을 쓴다"며 당시 상황을 담은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A씨는 지난 8월 27일 김포의 한 아파트에 일이 있어 방문했다. 업무가 끝난 뒤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복도에서 기다리는 데 느닷없이 지름 20~30㎝의 천장 유리등 커버가 A씨의 팔뚝으로 떨어졌다.

A씨는 "(유리등 커버의) 깨진 면이 떨어져 '악'하는 소리와 함께 팔을 보았는데 신체 해부한 것처럼 찢기고 파여 피가 분수처럼 터져 나왔다"며 "주변에 있는 분들이 전기선으로 상처 부위를 묶어도 피가 계속 흘러 나와 무서웠다"고 말했다.

약 10분 후 구급대원이 출동했고, 가까운 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응급실 도착 후 지혈을 받았는데 또 상처가 터져 피가 안 멈추고 성인 남자들이 제 팔다리를 잡고 완전히 피가 안 통하게 지혈을 다시 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 기절하거나 심하면 쇼크사까지 갈 뻔했다"고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의사가 동맥, 신경, 인대, 근육 다 끊어졌는데 이것도 다행이라더라. 동맥이 두 개 다 끊어졌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한다"고 털어놨다.

수술은 오후 11시부터 새벽 2시 반까지 약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A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수술 후 찍은 그의 왼쪽 손목과 손은 한눈에 보기에도 심하게 부어있다. A씨는 "더 심한 사진은 도저히 공개하지 못하겠다"고 전했다.
사고를 당한 A씨가 수술 후 공개한 사진.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재판매 및 DB 금지


문제는 이후 아파트 측의 태도였다. 사고 발생 후 수일이 지나도 아파트 측에선 A씨에게 일절 연락이 없었다. 그는 수술 후에도 2~3일간 사경을 헤맨 뒤 정신을 차려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한 끝에 아파트 소장과 통화할 수 있었다.

A씨는 "수술 후 2~3일 혼자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아파트 쪽에서는 저를 피했다. 관리실에 연락을 해봤지만 계속 연락이 안 됐다"며 "그 후 몇 번 연락 후 힘들게 아파트 소장과 연결이 됐는데 자기네랑 상관없는 일이니 연락하지 말라더라. 아파트 입주민대표회의와 얘기가 다 됐다며 책임질 수 없다고 하고 전화가 끊겼다"고 주장했다.

A씨는 "경찰서에서도 민사 소송을 알아보라고 한다. 저는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당장 집 대출금, 딸 학원비, 차 할부금, 생활비 모든 게 걱정이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손가락 4개가 거의 안 움직이고 손목도 잘 안 움직인다. 재활 3~6개월 해야 하고 잘 안될 경우 2차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며 현재 상태를 전했다.

끝으로 "퇴원한다고 해도 언제 일을 시작할지 모른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라며 막막해했다.

누리꾼들은 "그 아파트는 동마다 시한폭탄이 설치돼 있는거네. 어린아이들 머리에 맞으면 즉사할 수도 있다", "아파트 시설에 대한 관리부실로 피해자가 다쳤으므로 해당 아파트 입대위가 치료비와 피해자의 일실수입까지 제대로 보상해야 한다", "천장 전등 유리 재질 떨어질 경우 굉장히 위험하다. 가벼운 플라스틱 재질이 넘쳐나는데 대체 유리를 그냥 방치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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