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독실산 하산 중 조난…경찰·주민 합동 수색 벌여
겨우 잡힌 휴대전화 신호 추적해 2시간30분여 만에 구조
[신안=뉴시스] 변재훈 기자 = 추석 연휴 기간 중 섬 산행에 나섰다가 조난을 당한 등산객들이 경찰·주민들에 의해 무사 구조됐다.
15일 전남 신안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43분께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내 독실산 중턱 인근에서 '내려가는 길을 잘못 접어든 것 같다'는 등산객 A(67)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접수한 신안경찰 가거도파출소 소속 경찰관, 가거도 경비대 대원, 마을 주민 등 13명은 손전등, 등산용 지팡이 등을 갖추고 곧바로 산에 올라 수색을 벌였다.
서남해안 끝자락에 있는 섬인 데다가, 깊은 산 속이어서 통신 기지국 연결이 원활치 않았지만 신고 전화 연결 당시 희미하게 잡힌 휴대전화 위치 신호를 쫓아 야간 수색을 진행했다.
인적이 드물어 등산로 주변에 잡초가 높게 자라 있었고 변변한 안내 표지판마저 없어 지리에 밝은 주민들조차 어려움을 겪는 등 수색 작업은 순조롭지 않았다.
날까지 어두워져 여의치 않은 수색에도 경찰은 신고 접수 2시간30분여 만에 A씨와 A씨의 지인(60) 등 조난객 2명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A씨 일행은 어두운 산 속에서 헤매다 탈진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 무사히 보건지소로 옮겨진 이들의 건강 상태에는 큰 이상이 없었고, 경찰은 A씨 일행을 묵고 있던 민박집까지 데려다 줬다.
A씨 일행은 '경치가 빼어나다'는 지인의 이야기에 이번 명절 연휴 동안 가거도를 찾아 섬 산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리가 낯선 상황에서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등산로를 헤매다가 날이 어두워져 조난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용철 가거도파출소장은 "지리가 낯선 산을 오를 때에는 등산로를 미리 잘 점검해야 하고, 일몰 이전에 산행을 마쳐야 한다"며 "명절 연휴에도 섬 주민·방문객의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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