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월 300만원…4인실 60~80만원과 격차
고령층 평균 소득 129만원…"굉장히 제한적"
장기요양 재정 확충, 국고 지원 확대 등 의견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시설돌봄을 이용하는 어르신에게 집과 같은 환경을 제공하는 '유니트케어'는 그 취지는 좋지만 한 달에 수백만원에 달하는 비용은 부담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투자와 이용자의 부담 사이 적정선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7일 유니트케어 시범사업에 참여한 민간 요양기관의 월 이용 요금을 보면 적은 곳은 1인당 170만원, 많은 곳은 300만원을 이용자가 부담해야 한다.
유니트케어 시범사업은 기존 다인실 체제의 요양시설에서 벗어나 어르신이 집과 같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1인실을 기본으로 이용하도록 설계한 모델이다.
이는 지난 3월 민생토론회에서도 발표한 내용으로, 당시 복지부는 "1·2인실 등 집과 유사한 환경을 조성한 요양시설인 유니트케어 모형을 확산"하겠다고 한 바 있다.
아울러 복지부는 지난해 발표한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2023~2027)에서 2026년 이후로는 모든 신규 시설의 유니트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질 좋은 돌봄을 제공한다는 취지이지만 1인실은 비급여이다보니 이용자의 본인 부담 금액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통상 4인 1실 요양원의 경우 60~80만원, 2인실의 경우 100만원 초중반대에 이용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배가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 부담을 할 수 있는 고령층이 소수에 그친다는 점이다.
2024년 5월 기준 국민연금 통계에 따르면 월평균 국민연금 수급액은 65만163원이다. 노령연금(가입기간 20년 이상) 수급자 105만 명 중 월 200만원 이상 받는 수급자는 3만6958명 뿐이다.
지난 2020년 조사된 전체 고령층 평균 개인소득이 129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고령층은 유니트케어를 이용하기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제갈현숙 한신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대중적으로 가기에는 굉장히 제한적"이라며 "비급여 중심 서비스 확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돌봄에 대한 비용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는 장기요양보험 재정의 확대가 언급된다.
현재 장기요양보험은 2024년 기준 건강보험료 대비 12.95%를 거둬 소득 기준으로는 0.9182%로 1%도 되지 않는다. 가입자 세대당 월 평균 보험료는 1만6860원이다.
노인 돌봄에 국가 책임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중 10.9%가 장기요양보험 대상자인데 급속한 고령화 속도에 의해 장기요양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장기요양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를 국고에서 지원하는데 이를 30%까지 올리자는 법안이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통과되진 못했다.
제갈 교수는 "국가가 말로는 통합 돌봄, 지역 돌봄을 구축한다고 하지만 사실 이 쪽에 돈이 배정되는 게 별로 없다. 재정에 대한 책임이나 계획없이 말 잔치만 하는 것"이라며 "노인 돌봄 체계에서 사회보험료, 조세로 부담해야 할 부분과 이용자가 부담해야 할 부분의 적정선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유재언 가천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지금 요양시설은 양극화가 돼있는데 중산층이 이용할 중간 형태가 없었다"며 "자부담이 조금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중산층에 해당하는 분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도입된 게 유니트케어라는 취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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