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m 올라가는 '서울달'…시의회에선 여야 의원 모두 걱정, 왜?

기사등록 2024/09/22 11:00:00 최종수정 2024/09/22 15:29:22

김경 "헬륨 공급 차질로 운영 어려움 우려"

김형재 "추락 사고 발발하지 않도록 대비"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울달 개장식이 열린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상공에 서울달이 높게 떠 있다. 2024.08.10. ks@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계류식 헬륨가스기구인 '서울달'이 정식 운영을 시작한 가운데 서울시의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2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여의도공원에서 운영을 시작한 서울달은 헬륨가스 부력을 이용해 130m 상공까지 올라가 15분 간 서울 곳곳을 내려볼 수 있는 기구다. 가까이는 한강과 여의도 빌딩 숲, 국회의사당, 여의도 KBS홀, 여의도공원을, 멀리는 행주대교와 잠실 롯데타워까지 구경할 수 있다.

서울달은 '서울'과 '달'의 합성어다. 보름달처럼 서울과 시민을 환하게 밝혀주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은 이름이다. 서울달 설치에 약 36억원이 투입됐다. 연간 운영비는 약 15억원으로 예상된다.

서울달이 서울의 새로운 명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지만 서울시의회에서는 우려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김경 의원(강서1·더불어민주당)은 전 세계적으로 수년 전부터 헬륨 공급 부족이 나타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공정에서 대량으로 사용하는 반도체용 헬륨은 계약에 따라 공급되는 편이지만 이벤트용, 공업용, 의료용 헬륨의 수급에는 항상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헬륨시장에서 헬륨가스의 부력을 이용하는 서울달이 향후 공급 차질로 인해 높은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어린이 2만원, 성인 2만5000원인 탑승 요금이 지속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김 의원은 말했다. 그는 "2만5000원을 지불하고 15분 남짓 서울의 전경을 관람하는 것이 합리적인 가격인지 의문인 상황에서 혹여 헬륨가스 가격 폭등으로 관람료 변동이 생길 경우 관광객의 지갑을 열게 할 수 있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초반에는 호기심에 탑승하는 관람객이 있을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추가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서울달. 2024.09.13.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시의회 김형재 의원(국민의힘·강남2)은 사고 발생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2017년 튀르키예의 유명 관광지 카파도키아에서는 서울달 열기구와 유사한 관광 인기 아이템인 열기구가 운행 도중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49명이 부상 당했던 사례가 있다"며 "해당 열기구의 경우 2017년뿐만 아니라 2015년 및 2013년에도 운행 중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나 사상자를 여럿 발생시킨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이집트 룩소르에서도 2013년과 2018년에 열기구 추락 사고로 인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례도 있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서울달 같은 계류식 기구의 경우 단 한 차례의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관광 상품으로서의 매력은 급전직하로 추락할 우려가 높다"며 "무엇보다도 지상 로프줄 연결 상태 등을 면밀히 점검해 혹시라도 추락 사고가 발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필요 시 예비 로프줄 등 이중 장치 설치, 운행 중 강풍·화재·정전과 같은 비상사태 발생 시의 대응 매뉴얼도 완벽하게 준비해 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달 탑승자가 물건을 떨어뜨릴 경우 100여m 아래 지상에 있던 행인이 다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촬영을 위해 스마트폰을 그물망 밖으로 내밀다 떨어지면 지상에 있던 시민 머리에 맞아 심각한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서울달 시설 관리자들은 탑승자들에게 '반드시 그물망 안에서 촬영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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