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BNP파리바, 마이크론 추천 의견 '매수→매도'
HBM 공급 과잉 시 일반 D램 업황도 침체 우려
업계선 "HBM, 일반 D램과 달라…수요 지속될 것"
13일 업계에 따르면 BNP파리바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대한 추천 의견을 매수(아웃퍼폼)에서 매도(언더퍼폼)로 낮췄다. 중립(네츄럴)을 거치지 않고 한 번에 두 단계 낮춘 결정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목표 주가도 주당 140달러에서 67달러로 52% 하향 조정했다. 전날(현지시간) 마이크론은 주당 87.21달러로 마감했는데, 지금보다 주가가 20% 더 내려야 적정하다는 주장이다.
BNP파리바는 마이크론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춘 배경을 'HBM 공급 과잉'으로 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3곳의 HBM 생산능력은 웨이퍼 투입량 기준 월 31만5000장으로, 내년에는 40만장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BNP파리바가 분석한 내년 HBM 수요인 16만8000장을 두 배 웃도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만일 HBM이 공급 과잉에 처하면 일반 D램 시장도 공급 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 현재 주력인 HBM3(4세대)와 차세대 HBM3E은 동일 용량의 일반 D램보다 2~3배의 웨이퍼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HBM 공급과잉이 현실화하면 내년 D램 가격은 예상보다 더 급격하게 내릴 수 있다. 그러고 피해는 업계 3위인 마이크론이 제일 클 수 있다.
보고서는 "HBM 과잉 공급이 D램 가격 조정을 초래해 마이크론이 2025년까지 AI 동종 업체들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BNP파리바의 예언이 실현된다면 사업 구조가 유사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SK하이닉스 등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는 오는 25일(현지 시각) 열리는 마이크론의 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이번 전망이 지나치게 비관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실적 발표 콘퍼런스 등을 통해 올해 HBM 물량이 완판됐다는 입장을 밝혔고, 내년 물량도 상당 부분 고객사에 할당됐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HBM은 고객사의 요청을 받아 D램 공급업체가 생산능력을 할당하는 방식으로 거래한다. 고객사가 일정 공급량을 보장해달라고 요청하기 때문에, 대량 생산 후 판매하는 범용 D램 제품과는 방식이 다르다.
업체들은 제품 생산과 설비 투자도 고객과 협의 후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공급 과잉 우려가 적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범용 제품과 달리 HBM는 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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