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철 "발레에서 중요한 건 끈기와 열정…세계적인 무용수 될 것"

기사등록 2024/09/13 08:39:54

예술의전당서 '라 바야데르'로 전막 주연 데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입단 예정

[서울=뉴시스] 무용수 전민철(사진=유니버셜발레단 제공) 2024.09.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발레는 답이 나와 있는 것 같아요."

지난 12일 서울 유니버셜발레단에서 만난 전민철(20)은 "선생님, 스승님들이 고치라고 하는 부분을 고치면 제가 잘해 보이더라고요. 그런 점들을 하나하나 깨닫게 되면서 '하라는 대로 하면 되는 예술이구나'를 깨닫고 그때부터 차근차근 단점을 발레의 정형화된 동작으로 발전시키면서 꿈을 키워나갔다"고 말했다.

전민철은 올해 유니버설발레단 창단 40주년 기념 공연 마지막 작품인 '라 바야데르'에 객원 주역을 맡았다.  인도 힌두사원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무희 '니키야'와 젊은 전사 '솔로르', 왕국의 공주 '감자티'의 삼각관계를 그렸다. 작품명은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를 뜻한다.

이번 발레 '라 바야데르'는 그의 첫 전막 주역 데뷔작으로 전민철은 전사 '솔로르' 역을 맡았다.

[서울=뉴시스] 무용수 전민철(사진=유니버셜발레단 제공) 2024.09.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민철은 현재 학생 신분이기에 캐스팅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학생인데도 불구하고 주역 캐스팅 기회를 주셨는데 정말 '나를 믿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단지 학생으로 보지 않고 한 무용수로서 봐주셔서 감사하고 그런 관심이 있어 캐스팅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과거 한 방송 에서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발레를 전문적으로 하고 싶다고 밝혀 화제의 인물이 됐다. 그러나 방송 이후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발레 인생에도 슬럼프가 찾아오기도 했다. 슬럼프는 앞서 발레를 시작한 다른 친구들과의 비교에서 시작됐다.

전민철은 "선화예중에 편입해서 다니는데 친구들 비교하면 실력이 너무 낮았다"며 "행복해서 발레하는 건데 계속 비교하게 돼 자존감 낮아지면서 행복하지 않았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때 잠시 발레에 대한 꿈이 크게 있진 않았다"며 "흘러가는 대로 학교에 다녔다"고 했다.

슬럼프 극복 방법은 결국 마음가짐이었다. "스스로 비교를 많이 했던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 지내오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며 "저와 친구가 표현할 춤은 서로 다른 춤이라고 생각하다 보니까 하나가 꿀리게 되더라도 납득이 되더라"고 말했다. 그는 "제 길이, 제가 인정받는 길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내년 2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입단이 예정돼 있다. 한국인이 마린스키발레단에 합류하는 건 김기민(32)에 이어 전민철이 두 번째다. 전민철은 "어릴적부터 마린스키를 꿈꿔왔는데, 김기민 선배께서 오디션을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덕에 다시 한번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무용수 전민철과 이유림(사진=유니버셜발레단 제공) 2024.09.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발레에서 중요한 건 끈기와 열정 같아요. 제 성격과 맞는 것 같아요."

전민철은 "어렸을 때부터 좋은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는 무용수가 되고 싶었는데 공연을 마치고 관객들이 위로됐다고, 힘든 일이 있었는데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하시는 걸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은 로봇이, AI가 대체할 수 없는 직업이구나 생각이 들면서 좋은 영향력과 관객들에게 그런 반응을 얻는 게 앞으로도 제 역할인 것 같다"면서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무용수, 세계적인 무용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발레 '라 바야데르'는 오는 27∼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전민철은 29일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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