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이어 토요타와도 협력 모색
공동개발 통해 비용절감 노리려는 포석
가격 경쟁력 확보해 중국 차와 전면전 대비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현대차가 GM 뿐 아니라 판매량 기준 세계 1위인 토요타그룹과도 협력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이 같은 합종연회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완성차 업계는 현대차가 '현재의 경쟁자'들과 손잡고, 차량·기술 개발 비용 절감을 실현해 '미래의 경쟁자'인 중국 완성차업체들과 일전을 대비하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메리 바라 GM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 뉴욕에서 만나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승용차와 상용차의 공동 개발과 생산, 공급망 공동 관리, 친환경 에너지 기술 공동 개발을 핵심 협력 분야로 정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현대차와 GM은 특정 시점 이후 일부 차량을 함께 개발하고 생산하는데, 여기엔 내연기관차는 물론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도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대차는 토요타와의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의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테츠오 오가와 토요마 북미법인 대표이사가 한미일 경제 대화(TED)에서 만나 수소와 자율주행 분야를 논의했다.
일각에선 도요타 아키아 토요타그룹 회장이 한국을 방문해 정의선 회장과 '수소 동맹'을 논의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현대차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굴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중국은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글로벌 전기차 시장만큼은 이미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파격적인 보조금과 배터리 생산망이 중국을 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 국가로 성장하게 했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370만대 중 중국이 판매한 전기차가 820만대(59.8%)를 차지했다.
중국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업체는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다. 이 회사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BYD는 글로벌 시장에 전기차 184만1000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보다 25.7% 증가한 수치다.
BYD는 완성차 회사인 동시에 전기차 주요 부품인 배터리 제조 업체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BYD는 전기차 배터리부터 완성차 제조, 판매, 해외 운송 선박 건조까지 '전기차 수직 계열화'에 성공해 기존 완성차 기업과 비교할 때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이러한 BYD가 중국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고개를 돌리며 완성차 업계의 위기감은 더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BYD는 동남아와 유럽, 일본 등에 전기차를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으며, 태국과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에 새로운 생산 거점도 만들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대에 현대차그룹과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경쟁은 불가피하다"며 "수직 계열화에 성공한 BYD에 대응하려면 현대차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고, 이번 GM과의 동맹도 가격 경쟁력 확보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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