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장관과 라미 장관은 닷새 전 내각 교체에서 외무차관에서 승진한 안드리 시비하 새 우크라 외무장관과 만난 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면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장관은 폴란드에서 우크라 행 기차를 타기 전 전날 런던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란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 이미 러시아에 도착해 곧 우크라 전선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등 서방과 우크라는 이란의 탄도 미사일에 앞서 북한 그리고 중국이 러시아에 미사일과 탄약 및 장비 또 그 핵심부품을 제공, 수출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란이 자폭 드론을 대규모 전달한 것도 비난하고 제재를 경고했었다.
그러나 이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우크라 방문은 11월 대선 일정과 맞물려 미국 정계와 여론에 퍼지고 있는 우크라 지원 축소론에 대한 우크라의 우려를 덜어주는 데 가장 큰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우크라가 필요로 할 때까지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다짐해온 미국이지만 결국 정치 물결에 휩쓸여 자신들을 버리는 것은 아닌가하고 우크라 국민들은 두려워하고 있다.
이때 블링컨 장관이 키이우에서 우크라가 간절히 요청하고 있는 '미국 지원무기의 대 러시아 내륙 타깃 사용'을 허용한다고 강하게 암시라도 해준다면 이런 우크라의 두려움이 일거에 사라질 수도 있다.
러시아군이 지난 5월 초 우크라 동북부의 하르키우주 접경지를 러시아 내 접경지 배치의 최신무기로 공격해 여러 곳이 재점령되자 미국은 러시아 내 접경지 타깃에 한해 사정거리 최대 200㎞의 하이마스(고기동대포로켓시스템) 미사일 사용을 허용했다.
우크라는 이제 러시아 접경지를 넘어 국경에서 300㎞까지 떨어진 내륙의 타깃을 미국의 에이태컴스(육군전술탄도미사일) 및 영국의 스톰 섀도우 등으로 때릴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고비 때마다 '전술핵 사용'을 협박조로 언급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과의 확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국 지원무기의 대 러시아 내륙타깃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정부는 상하원을 장악하던 2022년 한 해 동안 러시아 침공을 당한 우크라에 군사, 재정 및 구호의 특별지원 예산 1100억 달러(147조원)를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하원이 공화당으로 넘어가면서 그 후속 지원에 커다란 어려움에 봉착했었다.
우크라 후속 지원예산안이 2023년 여름에 성안돼 의원에 상정되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올 4월 말에야 600억 달러(80조원) 규모로 통과되었다.
한편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 전면 침공 두 달 만인 2022년 4월24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함께 비밀 기차여행으로 키이우에 와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뒤 두 번 더 키이우에 왔다.
영국은 두 달 전에 보수당으로 정부가 바꿔졌으며 라미 외무장관은 첫 키이우 방문이다.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블링컨 장관보다 훨씬 빠른 4월9일 키이우를 찾아 강력한 지원을 약속했고 이를 적극 이행했다.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보수당의 대 우크라 강력지원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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