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협의체 참여 요청 공문…의료계 참여 부정적
"협의체 구성보면 선뜻 참여 어려워…조정 필요"
"전공의·의대생 참여유도 뚜렷한 설득포인트 필요"
"의료계 끌어들일 목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냐"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전날 의료계 15개 단체에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공문을 받은 단체 중 대다수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협의체 참여 요청 공문을 받은 단체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의학회, '빅5' 병원인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이다.
의대교수 단체인 전의교협은 국민의힘이 협의체 참여 요청을 보낸 단체들의 면면을 봤을 때 의료계가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며 현재로선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전의교협 관계자는 "(경영자 측인)병원협회, 수련병원협회, 병원장들까지 포함돼 있는 구성상 선뜻 참여하기 어렵다"면서 "사태 해결을 위해 논의는 해야겠지만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의료 관련 각종 학회들을 이끄는 대한의학회도 협의체 참여에 부정적이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정부의 태도 변화가 있어야 (참여가)가능하다"면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려면 뚜렷한 설득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2025학년도를 포함한 의대증원 전면 백지화를 요구해왔다.
의대 증원 이해 당사자인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의료계 내부에선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전공의와 의대생의 협의체 참여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전협과 의대협은 필수의료패키지·의대증원 전면 백지화 등을 일관되게 요구해왔는데 "이미 지난 9일 2025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이 시작돼 실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2025학년도 전국 39개 의대 모집 정원은 총 4610명으로, 이중 수시로 선발하는 인원은 3089명이다.
또 전공의 대표와 의대생 대표들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의 사퇴도 협의체 참여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박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임 회장은 사직한 전공의와 휴학한 의대생을 대표하지 않는다"면서 "네 사람은 그 어떤 테이블에서도 임 회장과 같이 앉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 회장의 조속한 사퇴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이 언급한 네 사람은 본인을 비롯해 손정호, 김서영, 조주신 의대협 비상대책위원장이다.
의협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협의체 참여를 결정하기 쉽진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와 의대생이 (협의체에)참여할 의지가 전혀 없어 의협이 들어갈 수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정치권의 인식이 변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이해당사자인 전공의와 의대생의 의견이 중요하다"면서 "전공의, 의대생들과 같이 논의할 수 있는 구조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대표가 "의제 제한은 없다"며 협의체 참여를 촉구했지만 의료계에선 실익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논의는 가능하지만 조정은 불가능하다고 한다"면서 "협의체에 의료계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한 대표는 전날 ‘2025년 정원 논의가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이 바뀌었느냐’는 물음에 "이 상황을 중재하려는 입장에 가깝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을 비롯해 정부, 당 원내지도부는 2025학년도 정원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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