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접속 장애, 이번엔 공유기가 말썽…정부, 재발방지 전수조사

기사등록 2024/09/09 10:48:23 최종수정 2024/09/09 17:52:50

보안SW 업뎃 중 특정 칩셋 쓴 공유기서 문제…"아직 원인 특정 어려워"

SKB·KT 공급 공유기 문제로 '보상'…이후 장애 발생 업체에 구상권 청구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서울 시내 한 휴대전화 매장 간판. 2021.12.2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지난 5일 전국적으로 발생한 통신3사의 인터넷 접속 장애가 무선 공유기(AP)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로는 보안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 과정에서 발생한 과다 트래픽을 특정 공유기가 처리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P는 통신사 유선 인터넷과 무선 기기를 연결해 주는 장비다.

다만 장애가 특정 회사 칩을 탑재한 AP에서 발생해 정확한 원인 규명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이같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AP 취약성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9일 IT업계에 따르면 이번 장애가 발생한 AP는 머큐리와 아이피타임인 것으로 전해진다. 통신3사도 ‘특정 제조사 AP 문제’라고 안내하고 있다.

장애는 지난 5일 오후 4시 57분부터 9시 58분까지 발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보안SW 업체 안랩의 방화벽 교체작업 시 인터넷 트래픽이 과다 발생했는데 일부 AP에서 해당 트래픽을 처리하지 못해 인터넷 접속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하고 있다.

안랩은 자사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랩 관계자는 “네트워크 개선을 위한 방화벽 작업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자사 서비스나 인터넷 통신망에 이상이 없었다”며 “통신사로부터 일부 공유기 모델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을 전달 받고 설정 변경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장애가 미디어텍 칩셋을 사용한 AP 일부 모델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안랩은 “미디어텍 칩셋 사용 AP가 일부 트래픽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발생한 이슈로 인지하고 있다”며 “만약 안랩으로 인해 장애가 발생된 것이라면 전체 장애로 이어졌을 것이다. 펌웨어 개선 공지를 한 것도 해당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과기정통부는 “특정 칩셋을 쓰는 AP에서 문제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현행법상 통신사가 통신재난관리 의무 사업자인 만큼 통신사가 공급하는 AP의 장애 취약성에 대해 전수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다만 “아직까지는 어느 회사의 문제라고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KICI)에 의뢰해 10여 종의 AP를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가 발생한 AP는 통신사별로 달랐다. SK브로드밴드와 KT는 머큐리 AP, LG유플러스는 아이피타임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SK브로드밴드와 KT는 해당 제조사 AP를 가입자에게 공급했다. LG유플러스는 해당 공유기를 공급하지 않았고, 이용자가 개인적으로 설치한 사설 공유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SK브로드밴드와 KT는 이용자에게 귀책이 없다고 판단, 약관에 따라 보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장애를 발생시킨 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약관에 따르면 연속 2시간 이상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거나 1개월 동안의 서비스 장애발생 누적시간이 12시간을 초과한 경우에는 그 서비스를 제공 받지 못한 일수에 따라 월정요금을 일할 계산해 자동반환해야 한다. 현재로써는 대략 하루치 요금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달리 LG유플러스는 회사가 공급한 게 아닌 이용자가 설치한 AP에서 문제가 된 만큼 보상 절차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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