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불태우는 2200도 쇳물, 우크라 불 뿜는 드론 투입(영상)

기사등록 2024/09/09 00:30:00 최종수정 2024/09/09 05:59:12
우크라이나군이 신무기 '드래곤 드론' (영상=우크라이나 기계화여단 텔레그램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혜수 인턴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부대에 테르밋을 투하하는 '드래곤 드론' 사용을 시험하고 있단 소식이 전해졌다.

7일(현지 시각) 미국 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병력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금속 '테르밋'을 녹인 물질을 투하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4일 텔레그램 등 누리 소통 매체(소셜 미디어)에 테르밋을 사용하는 영상을 공유했다. 저공 비행하는 드론이 러시아가 점유한 지역에 녹은 금속을 쏟아냈고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이는 모습이었다.

테르밋은 마치 입에서 불을 뿜는 용과 닮아 '드래곤 드론'이란 별명이 붙었다. 고대 슬라브의 천둥의 신을 가리키는 '페룬의 불(Perun's fir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1890년대 독일의 한 화학자가 발견해 철로를 용접하는 용도로 사용됐다가 제1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이 영국 상공에 폭탄으로 투하하면서 군사 무기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테르밋은 알루미늄과 산화철의 백열 혼합물인 특수 금속으로, 섭씨 2200도까지 타올라 금속을 포함해 거의 모든 것을 태울 수 있는 위력을 가진다. 이 물질은 러시아군을 무력화 시키거나 러시아군을 숨겨주는 나무와 숲을 빠르게 태울 수 있다.

우크라이나 60기계화여단은 ‘드래건 드론’에 관해 “어떤 무기도 달성할 수 없는 정확도로 적의 위치를 불태우며 적군에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고 했다.

전직 영국군 장교이자 군수 산업 전문가 니콜라스 드러먼드는 테르밋 드론 사용의 주된 효과는 적에게 공포를 자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테르밋은 주 무기라기보다는 틈새 역량"이라면서도 "끔찍한 무기"라며 테르밋의 공포 효과를 인정했다.

영국의 반전 옹호 단체인 ‘무장 폭력에 대한 행동(AOAV)’에 따르면 앞서 우크라이나는 드론으로 테르밋을 투하해 러시아 탱크를 영구적으로 무력화시킨 바 있다. 열이 빠르게 발화해 탱크 내부의 모든 것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AOAV의 보고서는 "드론의 정밀성과 테르밋이 결합해 현대전에서 매우 효과적인 도구가 됐다"고 했다.

국제법상 군사 전투에서 테르밋을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지 않지만, 인체에 끔찍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민간인을 표적으로 사용하는 건 금지돼 있다.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테르밋은 4도~5도 화상을 입히는 것뿐 아니라 근육, 힘줄, 신경, 혈관 심지어 뼈까지 손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전쟁 초기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아 소이탄을 사용해 비판받았다. 2022년 5월 당시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외곽의 한 마을 등 여러 곳에서 사용됐다.

드러먼드는 “여러 대의 드론 공격을 받은 러시아군이 자신의 위치를 이탈한 사례를 확인했다”며 “우크라이나가 드론에 대한 두려움을 더 많이 심어줄수록 성공 가능성은 커진다. 테르밋은 러시아에 계속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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