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무리한 추진 사과가 사태 해결의 시작"
"2026학년도 의대정원 논의 제안에 함정 있어"
"복지부 9·4의정합의 위반 신뢰부터 회복해야"
7일 의료계에 따르면 배장환 충북대 의대 전 심장내과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님 국민들이 의료대란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의대 증원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달라"고 밝혔다.
배 전 교수는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도 해결책을 만들어 낸 돌파구는 김대중 대통령의 사과였다"면서 "의대 증원 정책은 정책의 설계와 추진 과정에서 단계별로 잘못됨이 있고 불법적이며 탈법적이고 비민주적인 방법으로 진행됐다는 것이 밝혀진 만큼 파기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정책이라 파기를 한다면 2025년에 한 해만 의대생을 많이 입학시킬 필요가 없고, 공부를 못하게 된 의대생들과 학부모에게 사과하시고 학생들의 휴학을 수용해야 한다"면서 "의대생들은 제대로 공부를 하지도 않았음에 불구하고 특례로 승급하는 것을 원치 않고, 특례는 의대생들이 학교로 복귀하지 않게 되는 원인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6개월을 수련하지 못해 일년을 허송세월하게 된 전공의에게 사과하시고 전공의들이 내년에 수련을 다시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달라"면서 "3개월 이상 수련 공백이 생기게 되면 전공의는 승급하지 못하는 규정이 있는데, 이를 바꿔 무리하게 승급하려 하면 전공의들을 파렴치한으로 만드는 길일 뿐"이라고 말했다.
배 전 교수는 "전공의 없이 밤낮으로 고생한 의대 교수, 총장에게 잘못된 조치라고 끝까지 저항한 의대 교수들, 의정 사태와 갈등으로 피해를 보게 된 환자와 보호자, 국민에게도 사과하셔야 한다"면서 "잘못된 정책을 너무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이 너무 많은 고통을 치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의정 사태 해결의 시작으로, 그렇지 않으면 결국 국민은 투표의 힘으로 저항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허대석 서울대 의대 혈액종양내과 명예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재검토 제안의 숨겨진 함정'이라는 제목으로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다’며 여·야·의·정 협의체를 구성해서 논의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면 어떤 위험이 있을지 추론해본다"면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검토의 필요성을 밝혔다.
허 명예교수는 "정부가 발표한 2025학년도 모집 정원은 기존 3058명에 증원된 1509명을 합쳐 총 4567명으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의대 교수들을 더 선발하고, 교육시설에 더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2026학년도부터 입학 증원을 0으로 하자고 의료계가 요구하면 정부는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의사 겸 변호사)은 전날 페이스북에 "여당의 협의체 제안, 정부의 화답 어쩌고 하지만 다 필요 없고, 2020년 9월4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이 합의한 내용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대정원 통보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는 합의는 대한민국 정부가 외국정부가 한 것인가, 지나가는 말로 몇 마디 한 것도 아니고 멀쩡히 문서로 합의를 해 놓고 뒤통수 친 보건복지부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복지부와 의협은 지난 2020년 9월4일 의정합의를 통해 의대정원 문제에 대해 코로나19가 안정화된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고, 정부는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박 부회장은 "9·4 의정합의 위반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사과하고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원점에서 논의한다고 해야 한다"면서 "이런 조치가 없으면 합의해도 나중에 또 무시할텐데 협의체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신뢰가 박살났는데 협의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정부가 해야 할 첫 번째 조치는 신뢰 회복으로, 이것이 없으면 협의체에 들어갔다가 또 100% 농락 당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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