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분양가에 청약보다 기존 매매시장으로 발길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올해 들어 생애 최초로 수도권에서 주택을 사는 40대 비율이 지난해보다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법원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에서 생애 처음으로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을 매수한 40대는 766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312명)보다 44.2% 늘었다.
인천의 40대 생애 최초 매수자는 6396명으로 전년동기(4562명)보다 40.2% 증가했다. 경기지역은 2만4157명으로 지난해(2만1692명)에 비해 11.3% 상승했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길고 가족 수가 늘어 보통 청약 가점에서 유리한 세대로 꼽힌다. 이들이 무주택 청약 가점을 잃게 됨에도 기존 아파트 매매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은 최근 청약 경쟁률 과열로 불거진 '청약통장 무용론'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지난 4일 발표된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 청약 가점은 최저 69점, 최고 79점으로 나타났다.
청약 가점은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으로 구성되는데, 79점은 6인 가구가 무주택 기간을 15년 이상 유지했을 때 받는 가장 높은 점수다.
69점도 4인 가구의 무주택 기간이 14년이 지나야 받는 최고점이어서, 사실상 가점 만점자여야만 청약 당첨을 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2548만9863명으로 지난 3월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1순위 청약통장 가입자 수도 1668만2779명으로 직전월보다 5만2832명이 줄었다.
이는 분양가가 단기가 급등하면서 당첨 후 자금 동원이 쉽지 않고, 가입자 가점이 상향평준화 되면서 당첨 확률이 크게 낮아지자 청약통장 해지를 택한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여기에 공공분양에 신생아 특별공급 유형을 신설하고, 민간아파트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의 20%를 출산 가구에 우선 공급하는 등 저출산 대책으로 인해 청약 문이 좁아진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청약 제도가 오랜 기간 이어지며 가점의 상향 평준화가 이뤄진 만큼 청약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청약 가점제는 사실상 부양가족으로만 판단해야 해 변별력을 잃었다"며 "부양가족은 다자녀·신생아 등 다른 특별공급이 있으니 가점제는 폐지하고 청약통장 납입 총액과 추첨제를 병행하는 쪽으로 하는 게 오히려 공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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