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과 합의 고려' 금고 10개월 집행유예 2년
안전요원 배치 안 한 운영업자는 벌금형 유지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실내수영장에서 프리다이빙(수중호흡기 없이 잠수) 안전사고 예방 조치를 다하지 않아 물에 빠진 수강생을 숨지게 한 강사가 항소심에서는 감형 받았다.
광주지법 제1-3형사부(항소부·재판장 김동욱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1심서 금고 10개월을 받은 프리다이빙 수영강사 A(42)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금고 10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1심서 벌금 500만원을 받은 해당 시설 위탁 운영자 B(58)씨와 검사의 항소는 기각했다.
이들은 지난 2022년 12월10일 오후 광주 서구 모 실내수영장 내 프리다이빙 구역(수심 5m 다이빙 풀)에서 입수한 수강생인 30대 여성 C씨가 숨진 사고와 관련해 사고 예방·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당시 C씨는 강사 A씨와 다른 수강생들과 함께 있다가 홀로 프리다이빙 연습을 했다. 안전사고 예방의 1차 책임이 있는 강사 A씨는 다른 수강생 1명을 '다이빙 짝'(버디)으로 지정만 한 뒤 다른 일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수영장 주변에는 안전관리요원 역시 없었다.
이후 16여 분 만에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C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상태에서 치료를 받다가 열흘여 만에 숨졌다.
앞선 1심은 '숨진 C씨의 성별조차 몰랐다'는 다른 수강생의 진술로 미뤄 짝이 해야할 일을 명확히 알려주지 않은 점, 짝이 된 수강생의 이수 경험이 없는 점, 숨진 C씨가 10분 넘게 구조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강사 A씨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해당 시설을 광주도시공사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한 B씨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고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이 마땅해 보인다"면서도 "숨진 C씨 역시 '버디'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았지만 홀로 연습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점, 강습이 진행되는 상황은 아니었던 점, 피해자 유족들과 원만히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B씨에 대해서는 "여러 양형조건들을 고려하여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원심을 유지했다.
한편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숨진 C씨는 사고 이튿날 환자 5명에게 간장·신장·췌장 등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