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벌초 갔다가 벌 쏘임…'이런 증상' 보이면 응급실로[몸의경고]

기사등록 2024/09/07 11:01:00 최종수정 2024/09/07 11:10:52

폭염에 말벌 급증, 추석 벌 쏘임·뱀 물림 주의

벌 쏘임 적절한 응급조치 없으면 쇼크사 우려

뱀에 물린 후 상처 부위 꽉 묶으면 괴사 위험

[경주=뉴시스] 이무열 기자 =  지난 3일 오전 경북 경주시 사적관리과 관계자들이 대릉원 황남대총에서 벌초작업을 하고 있다. 2024.09.03. lmy@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장기간 이어진 폭염으로 말벌이 기승을 부리면서 벌 쏘임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추석을 앞두고 벌초나 성묘를 할 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벌독 알레르기 환자가 벌에 쏘이면 얼굴이 따끔거리거나 피부나 점막이 가렵거나 두드러기가 나기도 하지만,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7일 소방청과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지난 3일 기준으로 벌 쏘임 사망자는 12명으로, 최근 4년 간 연간 사망자 수(2020년 7명·2021~2023년 각 11명)를 이미 웃돌았다. 벌 쏘임 사고가 가장 많은 달은 8·9월로, 전체 사고의 약 30%를 차지했다. 추석을 앞두고 벌초나 성묘를 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벌 쏘임 증상은 벌의 종류와 쏘인 횟수, 개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말벌이 아닌 일반 벌은 보통 쏘인 부위에 통증, 붓기, 가려움 등의 반응이 나타나지만, 대부분 1~2일이면 증상이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벌독에 민감한 벌독 알레르기 환자가 벌에 쏘일 경우 아나필락시스 반응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물질에 대해 몸에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아나필락시스 증상으로는 얼굴이 따끔거리거나 피부나 점막이 가렵거나 두드러기가 나기도 하지만, 목숨을 위협하는 심각한 경우도 있다. 기관지 근육에 경련과 수축을 일으켜 호흡 곤란과 천명(기관지가 좁아져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호흡음), 저산소증, 코막힘, 콧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혈압이 떨어져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 두통이나 어지러움이 나타나고, 심하면 정신을 잃거나 자신도 모르게 대소변을 보기도 한다. 목의 중앙부에 위치한 후두 부위에 심한 혈관 부종이 생기면 기도가 막혀 질식할 수 있다.

벌독 알레르기 환자가 벌에 쏘이면 히스타민이 과도하게 분비되고 혈액이 지나치게 많이 빠져나와 혈압이 떨어지고 몸이 붓는 등 부작용이 심해진다.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으면 쇼크사할 수도 있다.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심한 경우 1시간 이내 사망할 수도 있다.

양희범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평소 벌독에 알레르기가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벌에 쏘였다면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과민성 쇼크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꼭 응급실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시스] 벌 독에 민감한 벌독 알레르기 환자가 벌에 쏘일 경우 이런 아나필락시스 반응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벌독 알레르기 환자가 벌에 쏘이면 히스타민이 과도하게 분비되고 혈액이 지나치게 많이 빠져나와 혈압이 떨어지고 몸이 붓는 등 부작용이 심해진다.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으면 쇼크사할 수도 있다. (그래픽= 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2024.09.07.
뱀에 물리면 대개 독이 전신에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끈이나 수건, 등으로 상처 부위 주변을 묶는다. 이 때 올바른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양 교수는 “상처 주변 부위를 너무 꽉 묶을 경우 오히려 혈액 순환을 방해해 심한 부종이 생길 수 있고, 압력이 강한 가는 철사나 케이블 타이 등을 이용할 경우 혈액의 흐름을 막아 상처 아래 부위가 괴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린 부위에서 5~10㎝ 위를 끈이나 수건 등을 이용해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여유 있게 묶어 동맥피는 일정량 흐르게 하면서 정맥피가 되돌아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또 미지근한 물로 닦아낸 뒤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한 상태로 가까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되, 심장이 빨리 뛰면 독이 더 빠르게 퍼지기 때문에 뛰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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