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캐즘 돌파구로 신사업 확대…이동채 복귀는 '미정'

기사등록 2024/09/06 08:00:00 최종수정 2024/09/06 08:26:52

2000억 유증…이차전지·반도체 소재 사업 투자

지주사·가족사 일제히 적자…캐즘 돌파구 마련

'잠행' 이동채…경영 복귀로 위기 대응 물꼬 틀까


[서울=뉴시스]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사진=에코프로) 2024.09.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에코프로의 환경 솔루션 자회사인 에코프로에이치엔이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신사업 확대에 나선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로 에코프로그룹 내 가족사 대부분이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투자로 분석된다. 한편 최근 사면된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경영 복귀로 담대한 신사업 진두지휘가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이차전지와 반도체 소재 등 신사업 관련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설비 투자를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회사는 이번 투자를 통해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진출한다. 확보 자금 2000억원 중 총 600억원을 시설자금 용도로 활용해 ▲전해액 첨가제 ▲도가니(양극재 소성공정에서 양극재가 담기는 용기) ▲도펀트(양극재의 에너지 밀도 향상을 높이는 첨가제) 등 기술 개발과 제품 생산에 나선다.

이외에도 온실가스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투자한다.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제거를 위한 촉매인 '허니컴 촉매' 생산설비를 구축하는데 400억원을 쏟고, 케미컬 필터 사업은 차세대 흡작소재를 확보하기 위해 200억원을 투자한다.

반도체 사업 진출을 위한 시설 투자에도 300억원을 집행한다. 이외에 기술 개발 역량을 늘리기 위한 R&D 설비투자에 200억원, 주요 원재료 구입과 외주제작비용에 해당하는 운영자금에는 301억원이 사용될 예정이다.

에코프로는 현재의 전기차 수요 둔화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캐즘 이후의 중장기적인 성장세가 유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신사업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해 2028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는 전기차 캐즘으로 가족사의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 지주사 에코프로와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는 올 2분기 영업손실로 각각 546억원, 3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가족사 에코프로비엠도 영업이익 39억원으로 겨우 적자를 면했다.

캐즘 돌파구로 에코프로에이치엔을 통해 신사업에 나섰지만, 결국 근본적으로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경영 복귀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전 회장의 복귀로 에코프로의 오랜 경영 공백이 해소될 경우 신사업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어서다.

실제로 이 전 회장이 구속된 지난해 2분기부터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전기차 캐즘과 시기가 맞물린 점도 있지만, 총수의 부재로 회사가 어수선해지고, 미래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지 못했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이 전 회장은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을 통해 사면된 뒤 현재 대외적인 경영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런 시일 내 경영 일선에 복귀해 위기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충북 오창 본사와 포항캠퍼스를 출근해 업황과 경영 상황을 점검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대외 경영 업무에는 나서고 있지 않다"며 "연내 경영 복귀 일정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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