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KG모빌리티의 준중형 전기 스포츠실용차(SUV) 코란도 EV 판매량은 단 1대에 그쳤다. 코란도 EV는 KG모빌리티가 지난 6월 초 출시한 모델로, 첫 달 15대 팔렸으나 7월 6대로 줄었다. 이후 지난달에는 사실상 판매가 전무했으며, 수출량도 제로(0대)를 나타냈다.
코란도 EV는 지난 2022년 2월 시장에 나온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을 바탕으로 만든 차량으로, 2000만원 후반에서 3000만원 중반대의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책정됐지만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KG모빌리티의 간판 전기차인 토레스 EVX도 사정이 나쁘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내수 판매가 전달보다 51.5% 급감한 377대에 불과했다. 그나마 수출이 한 달 전보다 118.6% 늘어난 730대에 달했으나, 글로벌 전기차 시장도 빠르게 침체하고 있어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작다.
KG모빌리티의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이유는 시장의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이 심해져서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 특히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화재 공포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G모빌리티가 현재 판매 중인 전기차 모델에는 모두 중국산 배터리가 사용된다. BYD가 생산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다. LFP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받지만, 화재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업계 전문가는 "'블레이드 배터리'라고 불리는 BYD의 LFP 배터리는 현존하는 전기차 배터리 중 화재 발생 가능성이 낮은 배터리 중 하나이지만, 그렇다고 100%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며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실제 화재가 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LFP 배터리는 삼원계와 달리 재활용도 어렵다. 가격이 저렴한 대신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할 때 경제적 가치가 거의 없다. 중국에서도 LFP는 재활용하지 않고 대부분 매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G모빌리티와 계열사인 KG스틸이 BYD와 추진하던 전기차용 배터리팩 공장 계획도 무산됐다. KG스틸은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고 전기차용 배터리팩 공장 투자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KG모빌리티와 KG스틸은 지난해 10월 BYD와 창원공장 유휴 부지를 활용해 연간 전기차 5만대 분량의 LFP 배터리팩 생산시설을 짓기로 했지만, 충분한 수익성 확보의 어려움과 시장 침체로 결국 무산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