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단에 명운 걸린 티메프…회생절차 개시될까?

기사등록 2024/09/03 06:00:00 최종수정 2024/09/03 08:58:52

'티메프' 자율적 구조조정 기간 종료

재판부, 이달 중 회생절차개시 결정

개시 시 계속기업가치·청산가치 평가

법조계 일각에선 회생 부정적 전망도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류화현 위메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회생절차 협의회를 마치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08.30.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박현준 장한지 기자 =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메프(티몬+위메프)의 자율적 구조조정(ARS)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조만간 나올 회생절차개시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모인다.

법원이 회생절차개시 결정을 내리고 채권자 측이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 티메프는 회생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반면 회생절차개시가 기각되거나 채권자 측이 회생계획안을 인가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법원장 안병욱)는 이달 중 티몬과 위메프의 회생절차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추석 연휴 전에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앞서 티몬과 위메프는 정산 지연 사태 끝에 지난 7월29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각 회사의 대표자 심문을 진행한 뒤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자율적 구조조정(ARS)을 지원하기로 했다.

ARS는 채권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회생절차 개시를 일정 기간 보류하되, 그동안 기업이 기존처럼 영업하면서 채권자들과 구조조정을 협의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회생절차개시 여부에 대한 결정을 한 달간 보류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제2차 회생절차 협의회를 진행한 뒤 ARS 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빠른 시일 내에 개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채권자 측과 채무자인 티메프 측의 좁혀지지 않는 이견이 작용했다는 게 지배적이다.

현재 채권자들은 당장 미정산 대금을 언제 어떻게 티메프 측으로부터 받을 것인지를 중점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티메프와 큐텐 측은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수익성 사업 등을 통해 채권자들의 권리 보호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 입장에선 ARS 기간을 연장하더라도 채권자가 원하는 협상안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ARS 절차를 계속 진행하는 것은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티메프 피해자 검은우산 비대위가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구영배 큐텐 대표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2024.08.30. photocdj@newsis.com
법원이 회생절차개시를 결정하게 되면 재판부에서 선임된 조사위원이 티메프의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평가하게 된다. 이를 토대로 만든 회생계획안을 채권자들의 인가를 받아 회생에 돌입하게 된다.

반면 평가 결과 청산가치가 더 높다고 보고 파산적 청산이 더 낫다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티메프 측은 줄곧 인가 전 인수합병(M&A)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재판부가 이를 허가해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티메프의 회생절차개시 신청이 기각되면 그동안 진행된 보전처분(자산 동결)과 포괄적 금지 명령(강제집행 금지)의 효력이 사라지게 되는데, 채권자들이 개별적 소송을 제기하면서 강제집행 절차로 나아갈 수도 있다. 이 경우 큰 혼란이 예상된다.

티메프 측은 그동안 진행된 회생절차 협의회에서 자구계획안과 경영 정상화 방안 등을 제시하는 등 회생을 통해 미정산 대금을 갚아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선 1조3000여억원에 달하는 전체 미정산 대금을 변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김관기 회생 전문 변호사(김박법률사무소)는 "티메프와 같은 사업 모델을 가진 회사는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하는데 회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에 앞으로는 그 사업을 할 수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의견을 전했다.

그러면서 "티메프의 회생절차개시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점쳐진다"며 "인수 전 인수합병(M&A)을 기대하기에는 다소나마 비현실적으로 볼 수 있고 결국 파산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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