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노동자들 "냉방 가동 안 해…열악한 작업환경 개선하라"

기사등록 2024/09/02 10:37:04 최종수정 2024/09/02 13:18:13

2일 동서울우편집중국 앞 기자회견

"노천에서 비 맞으며 택배 물품 실어"

"당일 배송 강조하며 쉬는 날도 지시"

[서울=뉴시스] 성가현 인턴기자 = 전국택배노동조합 서울지부가 2일 오전 9시께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집중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4.09.0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우지은 기자, 성가현 인턴기자 = 추석을 2주 앞두고 택배 노동자들이 서울 최대 우편집중국인 동서울우편집중국을 향해 열악한 작업환경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서울지부는 2일 오전 9시께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집중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업환경 개선 요구를 수수방관하는 동서울우편집중국을 규탄한다"고 외쳤다.

윤현기 택배노조 서울지부 우체국 강남지회장은 계절, 날씨에 상관없이 노천에서 작업이 이뤄지는 점을 지적했다.

윤 지회장은 "한여름 30도가 넘는 더위에 밖에서 작업하면 저희가 타고 다니는 탑차 실내 온도가 40~50도까지 올라간다. 차양이나 비를 피하는 자리도 없다"고 말했다.

박대희 택배노조 서울지부장은 "갑작스러운 폭우로 야외 분류작업 하던 고객의 택배가 젖었다"며 "이 책임을 택배 노동자에게 떠넘기기까지 한다"고 했다.

평펠릿(pallet)에 올려진 택배 물품을 택배 노동자들이 직접 바퀴가 달린 롤펠릿에 옮기고 분류해야 하는 점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박 지부장은 "지정된 장소에 개인별 분류된 펠릿에 택배를 제공하는 것이 동서울우편집중국의 역할"이라며 "평펠릿에 제공하는 등 택배 노동자에게 추가 노동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또 "수백㎏까지 나가는 택배 물품들을 옮기는 과정에서 내리막길이 미끄럽다고 안전장치를 바닥에 깔아야 한다고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냉난방 시설이 갖춰져 있지만 택배 노동자 작업시간에만 냉난방을 가동하지 않는 점, 요양이나 퇴사를 신청한 동료의 업무를 추가로 떠넘기고, 쉬는 날에도 배송하도록 강요하는 점을 비판했다.

박 지부장은 "택배 노동자에게 휴게실을 제공해야 한다. 차별의 문제고 인권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택배 노동자에게 배송을 강요하지 말고 대체인력을 즉시 투입하고, 당일 배송을 강요하면 쉬는 토요일 업체 물품을 강제 배송하도록 하는 지시를 멈추라"고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