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서울대·분당서울대 병원
작년 모집한 신규 간호사 순차발령
대다수 경영난에 뽑아놓고 미발령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은 의대 증원 사태에 따른 경영난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신규 간호사 모집에서 합격해 올해 발령 예정이었던 간호사들을 최근 순차적으로 발령내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모집한 신규 간호사 250명 중 200명을 발령냈다. 현재 50명이 입사를 기다리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뽑았던 신규 간호사 전원을 발령낸 상태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최근 신규 간호사 가운데 일부를 발령 냈다"면서 "대부분 전담 간호사(PA 간호사)로 발령을 내 노조에서 신규 간호사들이 PA 간호사 역할을 하는 것은 무리라고 문제를 제기했고 일부는 병동으로 로테이션 됐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병원 사정이 좋지 않아 신규 간호사들을 한 번에 다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선 일부를 발령냈고 나머지 인원들도 순차적으로 발령할 예정"이라고 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선발했던 간호사 전원을 지난 3월과 6월, 이달 말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모두 발령냈다. 신규 채용 간호사 인원은 300명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병원은 매년 상반기 신규 간호사 모집 공고와 하반기 채용 절차를 진행한다. 합격자들은 이듬해 1월 간호사 국가 시험을 통과하면 3월부터 발령을 받게 된다.
하지만 올해는 의대 증원 사태로 병원들이 경영난을 겪게 되면서 신규 간호사를 뽑아 놓고도 대부분 발령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대형 병원 120여 곳에 합격한 간호사는 1만2000여 명에 달하는데 대기 발령 중인 인원은 80% 가량(대한간호협회 통계)에 달한다.
신규 간호사로 선발됐음에도 간호사 국시에 합격한 후 9개월째 발령을 받지 못하고 계속 기다리는 이들을 영국의 간호사 나이팅게일에 빗대어 일컫는 '웨이팅게일'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지난 2월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해 병원을 떠난 후 인력 부족으로 입원·수술 등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전체 의료 수익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인건비는 고정적으로 지출되면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대형병원들은 간호사를 비롯한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휴직 신청을 받고 있고 기존 간호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려 하고 있다.
간호사 채용 절벽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23곳 가운데 내년에 현장에 배치할 신규 간호사 모집 공고를 낸 곳은 중앙대병원이 유일하다.
의료계 관계자는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대다수 병원들이 올해 채용하기로 하고 지난해 모집한 사람도 발령을 내지 못하고 있는 지경이다 보니 내년도 신규 간호사를 뽑을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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